포브스지 한류 전문기자 조앤 맥도널드 인터뷰
“10년 전 내가 ‘한류’에 대해 이곳(미국) 편집자들에게 설명했을 때, 그들은 한결같이 ‘우리 독자들은 관심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2020년을 기점으로 세상이 뒤집혔다. 방탄소년단의 연이은 쾌거와 지난해 ‘기생충'의 성공으로 한류는 미국 하위문화에서 주류로 옮겨가고 있다. 현재 미국에선 K팝과 K드라마가 모든 주류 출판물에서 뜨거운 주제로 급부상했다. K컬처는 전 세계에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겼다.”
미국 포브스지 K콘텐츠 전문기자 조앤 맥도널드(Mcdonald)는 본지 이메일 인터뷰에서 서구 드라마와 구별되는 K드라마의 차별적 매력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실력파 배우들의 다양한 캐릭터 변신, 둘째는 12~24회로 끝나는 짧은 형식,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는 이야기 전개다. 수년간 계속되는 서양 시리즈물과 달리 빠른 완결이 매력적이고, 매번 다른 역할에 도전하는 배우를 관찰하는 묘미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40년 넘게 출판업과 기자 생활을 병행했다는 그는 “최고의 미덕은 역시 관계 속에서 발견하는 따뜻한 인간성”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방영된 ‘스위트홈’ ‘경이로운소문’ ‘스타트업’ ‘사이코지만 괜찮아’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장르는 다양해도 공통된 주제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 그녀의 결론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겸손, 싸워서 지킬 가치가 있는 정의와 인내, 그리고 간직해야 할 사랑과 우정 같은 것들이다. 또 연민과 연대의식도 K드라마의 속성이라고 분석했다. 상처받고 소외되거나, 평범해 보이는 보통의 사람들이 종국에는 웃을 수 있는 사회를 K드라마는 지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뻔한 공식 같지만, 드라마로 극화됐을 때 느끼는 감정적 가치는 상당하다고 했다. 코로나 폐쇄로 사람들과 교류가 어려워진 이들이 K드라마에서 참다운 인간 군상을 찾으며 대리만족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TV조선 신작 ‘결혼작사 이혼작곡’도 올해 꼭 봐야 할 K드라마로 꼽았다”면서 “가족과 결혼, 사랑에서 빚어지는 갈등과 극복 등 인간 본성을 면밀하게 다루고 있다”고 말했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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