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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투자자 피눈물 라임 ‘로비 몸통’ 전직 수사관 검찰 봐주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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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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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해 4월 수원여객 횡령 혐의 등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김 전 회장은 같은해 10월16일 언론을 통해 ‘검사 술접대 의혹’이 담긴 옥중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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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 무마 등의 명목으로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수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검찰 수사관 A씨에 대한 검찰 수사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에게서 금품을 건넨 경위와 횟수, 장소 등에 대해 진술을 확보하고 지난해 10월 A씨를 상대로 압수수색까지 벌였지만 사법처리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김 전 회장에게 술접대를 받은 것으로 지목된 현직 검찰 수사관 B씨도 비수사 부서로 전보됐을뿐 추가 수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2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 전 회장은 서울남부지검 조사에서 “2019년 9월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 커피숍에서 A씨에게 5만원권 현금 8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당시 검찰에서 수사 중이던 라임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A씨가 현직 수사관들에게 건넬 ‘추석 떡값’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적지 않다. A씨는 금품수수 당일 자신의 벤츠를 타고 호텔을 방문해 발렛파킹 내역이 남아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 전 회장은 로비에 활용한 현금 조달 방법도 설명했다. 라임 관계사인 메트로폴리탄에서 자신이 이끄는 스타모빌리티의 대주주인 회사로 대여금이 나와 그 돈 일부를 로비자금으로 활용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은 A씨는 스타모빌리티 자회사에서 월 600만원가량의 급여도 받아갔으나, 자신을 상대로 한 검찰 조사에서 이 부분에 대한 질문이 누락됐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2019년 10월에도 A씨가 동일한 명목으로 2억원을 또 요구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함께 로비자금을 만들어 전달했다고 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 주차장에서 A씨에게 쇼핑백으로 돈을 전달했고, A씨가 차량 트렁크에 돈을 담아갔다”고 주장했다. 김 전 회장은 A씨와 그가 소개한 현직 수사관 B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술접대도 했다고 검찰에 설명했다. 이 룸살롱은 김 전 회장에게서 술접대를 받고 먼저 재판에 넘겨진 전·현직 검사들을 접대한 곳과 같은 장소다. B씨는 현재 내부 감찰을 받고 있는 상태로 비수사 부서로 전보됐지만 향응수수 부분과 관련해 사법처리 되지는 않았다.

김 전 회장은 이처럼 3억원에 육박하는 금품 전달과 술접대 이후 A씨로부터 라임 수사 상황을 수시로 전달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를 통해 “윗선 지시로 사건을 진행하지 말라고 해서 ○○○ 검사가 격앙됐다” “라임 사건 피의자인 △△△가 무혐의로 분류됐다”는 등의 수사 진행 상황을 전해 들었다고 진술했다.

이와 별개로 김 전 회장은 2019년 12월에도 자신이 연루된 수원여객 횡령 사건을 무마하기 위해 A씨에게 5000만원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이 계류된 검찰청 소속 고위간부의 친형이 베트남으로 도주하는 과정을 도운 것으로 알려진 A씨에게 자신의 구속영장 청구를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자금 전달 방법에 대해 “인터콘티넨탈 호텔 커피숍 안에 있는 바에서 A씨에게 5000만원이 담긴 쇼핑백을 전했다”고 진술했다.

검찰 상대 로비와 관련한 김 전 회장의 진술 신빙성은 술접대를 받은 전·현직 검사들의 사법처리를 통해 상당 부분 인정된 상태다. 검찰은 2019년 7월18일 서울 강남 한 유흥주점에서 전·현직 검사 4명을 상대로 한 김 전 회장의 술접대가 있었다는 수사 결과를 작년 12월 발표했다. 또 김 전 회장이 옥중 입장문을 통해 로비스트로 지목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도 라임 펀드 판매 재개를 위해 우리은행장에게 불법 청탁을 한 혐의(알선수재)로 구속 기소했다.

복수의 변호사들은 “A씨의 행태는 전형적인 ‘검찰 브로커’로 보인다”면서 “김 전 회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알선수재나 변호사법 위반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그가 이사로 재직 중인 부동산 회사에 문의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항에 대해선 말씀 드릴 수 없다”면서도 “간단한 수사가 아닌 만큼 사안을 엄중하게 보고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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