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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신용대출 옥죄기…유탄 맞은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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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연이은 신용대출 옥죄기 신용대출 위주 인터넷전문은행 위기 카뱅, 수수료 수익·케뱅, 새행장 전략 [비즈니스워치] 이경남 기자 lkn@bizwatch.co.kr

금융당국이 연초부터 신용대출을 위주로 강도 높은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도 부정적인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수익 포트폴리오가 신용대출에 쏠려있는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충격파가 더 클 수밖에 없어 성장성이 꺾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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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 신용대출 제동

금융감독원은 지난 11일 17개 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들과 회의를 열고 신용대출 현황을 점검했다. 새해 시작 5영업일 만에 전격적으로 점검에 나선 걸 비춰볼 때 금감원이 신용대출 급증세가 심상치 않다고 보고 사실상 대출 자제령을 내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원회도 최근 업무보고에서 고액 신용대출을 위주로 신용대출 원리금분할상환 카드까지 들고 나왔다. 그간 신용대출은 매달 이자만 내고 만기 시 원금을 한 번에 갚는 구조였는데, 앞으로 일부 신용대출에 한해서는 매달 원금과 이자를 함께 납부하는 방법을 검토하겠다는 얘기다.

금융당국이 연이어 신용대출 옥죄기에 나선 이유는 지난 연말 이후 '영끌'과 '빚투'에 따른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연초 코스피지수가 3000선을 돌파하는 등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자 '빚투' 열풍이 더 거세지고 있다.

실제 지난 13일 기준 신한, KB국민, 하나, 우리, NH농협은행의 신용대출은 올들어 1조7200억원이나 늘었다. 은행 영업일 기준으로는 8영업일 만이다. 작년 1월엔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례적으로 큰 증가폭이다.

은행 관계자는 "통상 1월은 계절적 요인으로 대출 증가량이 크지 않고, 특히 신용대출은 연말과 설 상여금 등의 영향으로 오히려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올해는 그만큼 신용대출 증가세가 이례적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신용대출 중심 인터넷은행 어쩌나

인터넷은행은 충격파가 더 크다. 일반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외 주택담보대출, 방카슈랑스 및 펀드 판매 등으로 수익원을 다양화했지만 인터넷은행의 경우 아직까지 이자수익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서다. 특히 신용대출을 통한 이자수익이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은 직장인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비상금 대출 등 신용대출이 주력 수익원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은 1079억원인 반면 비이자이익 중 수수료이익은 3억7000만원에 불과했다. 통상 은행의 영업이익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으로 나뉘는데, 비이자이익은 각종 제휴상품 판매를 통한 수수료수익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케이뱅크의 경우는 지난해 7월 영업 정상화를 알리며 주택담보대출 등을 판매하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용대출 판매에 제동이 걸리면 대출자산 증가가 주춤하면서 이자이익 상승세도 자연스럽게 꺾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단기간에 기업대출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은 영업점 없이 모바일과 웹을 통해서만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기업대출의 경우 모든 대출서류의 비대면화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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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할 수 없는 포트폴리오 다변화

하지만 신용대출 규제가 거세질수록 인터넷은행의 수익 다변화가 불가피하다는 게 은행권의 중론이다. 이자이익 외 비이자이익을 늘릴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단 카카오뱅크는 지난해부터 비이자이익 성장을 위한 발판은 마련했다. 증권사들과 제휴한 '주식계좌개신청서비스'가 본궤도에 올랐고, 4개의 신용카드사와 함께 내놓은 '신용카드 신청서비스'도 안착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카카오뱅크는 덕분에 출범 이후 곧장 적자였던 비이자이익 부분에서 지난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케이뱅크의 경우 지난해 내놓은 '아파트담보대출' 등 이자상환액이 큰 대출의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카카오뱅크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고민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케이뱅크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제3대 케이뱅크 은행장 후보로 서호성 전 한국타이어 부사장을 단독후보로 추천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한다.

서호성 후보는 글로벌 컨설팅기업인 배인앤컴퍼니 이사를 거치며 디지털 금융사 사업모델 개발을 주도했으며, 현대카드와 현대차증권, 현대라이프생명보험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경우 이자수익 증가 추세의 정체는 피할 수 없겠지만 수수료 수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면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겨우 정상화된 데 이어 은행장까지 급격하게 바뀐 상황이어서 새로운 은행장이 내세울 전략에 거의 모든 것이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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