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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플랫폼 강자’ 네이버 국내외 영토 확장에 기존 은행권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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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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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 “빅테크 기업과의 디지털 채널 경쟁이 본격화하면 (기존 은행의) 고객 이탈 가능성이 있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 서병호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은행산업 전망과 경영과제’ 보고서를 통해 시중은행이 생존을 위해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국내 포털 점유율 1위 네이버가 금융사업을 확장하면서 시중은행과 긴장관계는 갈수록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는 독자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지 않고 기존 라이선스를 보유한 금융사와 협업을 통한 우회적인 전략을 취하는 만큼 규제에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게다가 네이버는 자회사인 메신저 플랫폼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시중은행의 주요 경영전략이 플랫폼 구축과 글로벌 시장 확장이라는 점에서 네이버의 성장에 고민이 깊어질 수 밖에 없다.

◇ 네이버, 자회사 통해 우회적인 금융영역 확장

금융권에 따르면 네이버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을 위한 사업 본인가 신청을 재개할 계획이다.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지만 네이버와 같은 플랫폼을 보유한 빅테크 기업이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방대한 가입자 데이터를 통해 금융소비자 맞춤형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미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페이를 통해 4200만명에 달하는 포털과 모바일 검색·쇼핑 가입자를 금융소비자로 전환하는 생태계 구축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 가입자를 대상으로 CMA계좌 등록을 비롯해, 보험, 자산관리, 증권 관련 금융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도 네이버파이낸셜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통해 전자금융거래법을 전면 개편해 결제 자금이 없더라도 고객 계좌정보만으로 이체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종합지급결제사업’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삼정KPMG 경제연구원은 ‘은행산업에 펼쳐지는 디지털 혁명과 금융 패권의 미래’라는 보고서를 통해 “종합지급결제업이 도입되면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 등 빅테크기업은 예금·대출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뱅킹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는 슈퍼 금융플랫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은행권 관계자는 “네이버는 독자적인 금융업 진출이 아닌 기존 금융사와 협업을 통한 우회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에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고, 이는 기존 금융사에겐 커다란 위협”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현재 카드기반의 금융사가 향후 종합지급결제회사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정책의 방향을 예의주시하며 대응방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해외 자회사 ‘라인’ 통한 동아시아권 생태계 확장

네이버의 해외 금융시장 진출은 보다 공격적이다. 일본과 동남아 금융시장은 국내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자유로운 만큼 현재 해외 자회사 ‘라인’을 통해 금융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했다. 라인은 일본과 동남아에 가장 많은 가입자 수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 모바일 메신저’로 점유율은 약 60~80%에 달한다.

네이버는 ‘라인’이라는 메신저 플랫폼을 통해 해외에서 은행, 증권, 보험, 페이 시장까지 진출하고 있다. 일본만 하더라도 라인파이낸셜은 인터넷은행, 증권업에 진출했고, 라인페이는 간편결제 사업을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특히 라인페이와 일본소프트뱅크 자회사 Z홀딩스가 경영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해야 한다.

김진구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정부의 ‘현금없는 사회’ 확대 정책을 기점으로 라인페이는 Z홀딩스 페이와 연계해 이커머스 기반 플랫폼 헤게모니를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일본을 넘어 라인 점유율이 높은 대만과 동남아시아(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인터넷은행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테크핀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규제로 인해 직접적인 금융업에 뛰어들지 않았으나 해외는 라이센스의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기에 전략적 방향성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며 “아마 네이버의 금융업은 국내 보다는 해외에서 파급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이어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도 동아시아(일본, 중국, 동남아)에 집중되고 있기에 네이버의 성장은 시중은행 입장에서는 두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shwan9@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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