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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핀테크 기업 몰려오는데…증권사 시스템은 '먹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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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트로신문사

핀테크(FinTech·금융기술 융합 서비스) 기업이 증권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도 디지털 역량 강화를 내세우며 경쟁 채비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새해부터 일부 증권사의 전산 오류가 반복되면서 디지털 역량 강화 의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핀테크 업체들이 잇따라 증권업에 진출하면서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모바일 기반 증권사인 카카오페이증권과 토스증권은 각각 다른 장점으로 투자자를 끌어 들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양사 모두 올해부터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모바일 강점 카카오·토스, '출사표'

토스증권에 앞서 증권업에 진출한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라는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였다. 정식 서비스 시작 6일 만에 신설 증권 계좌수 20만을 넘긴 데 이어, 출범 9개월 만에 누적 계좌 개설자 수 3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카카오페이 앱에서 투자 서비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 주효했다는 게 업계 평가다. 또 증권 계좌를 개설할 경우 소액으로 365일 24시간 투자가 가능해 투자 장벽을 낮춘 것도 장점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MTS 등 주식 매매 서비스를 출시해 본격적으로 증권업계에 뛰어들 방침이다.

토스증권도 내달 초 출범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출범과 동시에 MTS 출시를 예고한 바 있는 토스증권은 주식중개 서비스를 비롯해 향후 해외주식 중개와 펀드 판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 카카오페이증권과 마찬가지로 자체 MTS를 구축해 비대면 계좌를 개설하고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빛바랜 '디지털 강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속화된 비대면 환경, 2030세대 투자자 증가, 핀테크 기업들의 증권업 진출 등의 영향으로 증권사의 신년 화두는 '디지털'이었다. 하지만 일부 증권사의 전산 오류가 반복되고 있어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새해 개장 이후 약 40분간 HTS와 MTS에서 주식 잔고 조회 등 일부 업무에 대한 조회가 지연됐다. 이에 따라 회사 측은 전산 시스템 용량 증설과 개선 작업 등을 진행했다. 같은 날 KB증권도 사용자 폭주로 오전 10시경부터 10여 분간 온라인 시스템 접속 지연이 발생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11일 오전에 자사 MTS '신한알파' 내 간편 인증을 통한 로그인에서 1시간가량 접속 오류가 나타났다. 이날 리테일 1위 증권사인 키움증권도 장 초반 다른 금융사에서 키움증권 계좌로 이체가 지연됐다.

증권사들의 전산오류는 어제오늘이 아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실제 지난 3년 동안 10개 증권사에서만 총 52건의 시스템 장애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접수된 투자자 민원은 1만2708건에 달한다. 투자자들이 급증하면서 전산 오류가 반복되고 있지만 증권사들은 후속 조치에만 급급한 상황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핀테크 기업의 장점은 주식 거래를 쉽게 한다는 개념보단 생활 속에 침투돼 있는 접근성"이라며 "핀테크 기업들의 시스템이 아직 제대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증권사의 디지털 전환 부분은 대개 오픈뱅킹이나 마이데이터 등 신사업"이라며 "현재 미래를 위한 신사업 투자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데, 기본 전산 시스템을 구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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