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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전세난민 속타는데…정부 "주거안정성 개선" 자화자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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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유선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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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미소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의 아파트 단지. 2021.01.07. misocamer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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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여파로 전세난이 심화하고 있는 와중에 정부가 “기존 임차인 주거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개정법 효과를 자화자찬했다.

봄 이사철을 앞두고 전세난은 한층 심각해질 우려를 빚고 있어 정부가 여전히 부동산 대란에 대해 안일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세난 ‘비상’인데…“개선되고 있다”니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해 “전세시장은 임대차 3법 도입에 따른 마찰적 요인, 가구 분화 등 영향으로 수급상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최근 전월세 갱신율이 높아지는 추세를 볼 때 기존 임차인의 주거안정성은 개선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근거로 삼은 통계는 전월세 통합 갱신율(전세 만기가 도래한 기존 계약 중 연장된 비율)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가 적용되기 직전 1년(2019년 9월~2020년 8월) 월평균 갱신율은 57.2%였는데, 지난해 10월 66.1%, 11월 70.3%를 기록하며 상승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를 두고 ‘주거안정성 개선’ 평가를 내리는 것은 편향된 해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세 계약갱신이 이뤄지는 만큼 신규 전세 물량이 줄어들어 현장에선 전세난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도 후보자 시절 인사청문회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전세 공급과 수요가 함께 줄어 신규 임차인이 매물을 찾기 어렵고, 거래 관행의 변화로 임대차 관련 갈등·마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최근 발표한 1월 둘째주(11일 기준)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주 대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0.25% 올랐다. 수도권만 살펴보면 서울 0.13%, 인천 0.37%, 경기 0.26% 각각 상승했다.

시장은 봄 이사철에 전세난이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 부총리는 2월 추가 주택 공급 대책 발표를 예고했지만, 해당 정책이 당장의 전세난을 해결할 수 있는 물량은 아니기 때문에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주택, 실수요자 중심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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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3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1.15. (공동취재사진)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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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홍 부총리는 “주택 매수자 중 무주택자 비중이, 매도자 중에는 법인 비중이 늘어나는 등 실수요자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정부가 추진한 투기 수요 차단, 공급 확대 정책이 효과를 보이고 있다는 것.

기재부에 따르면 서울 주택 매수 중 무주택자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9.3%에서 4분기 59.6%로 높아졌다. 서울 주택 매도 중 법인 비중은 같은 기간 2.2%에서 5.0%로 높아졌다.

그러나 이는 무주택자들이 지난해 집값 폭등을 고려, 불안 심리에 대거 매수에 나선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매매가격은 올해 초에도 상승세가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전주 대비)은 지난해 9월 첫째주 0.01%였지만 12월 첫째주 0.03%, 올해 1월 첫째주 0.06%, 1월 둘째주 0.07%로 지속 높아지고 있다.

홍 부총리가 이날 “최근 들어 매매시장의 불안이 감지되고 있어 보다 긴장감을 갖고 모니터링 중”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유선일 기자 jjsy8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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