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민주주의 100년, 가치와 문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1년을 돌아보며 한국 사회가 떠안은 다양한 고민과 과제를 풀어낸 책. 사회, 정치, 경제, 생태, 의료, 교육, 돌봄, 노동, 농촌, 인권 분야 연구자들의 글을 모았다. 다양한 팬데믹의 현장에서 위기가 드러낸 현실을 비판적으로 성찰하고 코로나19 이후 발본적인 전환으로 나아가는 구상까지 포괄한다.
책은 코로나 이후를 고민하기 전에 이미 와 있던 우리 사회의 재난적 상황을 성찰하게 만든 점에 주목한다. 이하나의 '코로나19 이후의 학교 생태계는 어디로 가야 하나'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 급식노동자, 외부강사 등이 어우러지는 공간으로서의 학교라는 관점에서 팬데믹이 야기한 변화를 전하면서 교육 생태계가 앞으로 어떤 가치를 추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은정의 '저밀도와 소멸위험, 농촌에 코로나19 이후란 없다'에서는 농촌이 '거리두기'를 일찌감치 실천한 저밀도 비대면 사회이지만, 건강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고 팬데믹 상황에서 늘 후순위로 밀리는 처지임을 실제 사례를 통해 보여준다. 김관욱의 '바이러스는 넘고 인권은 못 넘는 경계, 콜센터'는 집단 확진의 온상으로 주목받은 콜센터의 노동 현실을 생생히 전한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를 말하기 위해서는 성장주의의 한계와 생태 위기를 극복하고 안전한 의료 체계를 구축하며 특수고용노동자와 비정규직 등 보호받지 못한 노동의 개선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창비. 280쪽. 1만6천원.
▲ 재난은 평등하지 않다 = 정용주·조영선·채효정 외 지음.
팬데믹으로 드러난 교육과 학교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재난 상황에서 더욱 소외되고 배제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울리히 벡이 '빈곤은 위계적이지만, 스모그는 민주적'이라고 했던 것과 달리 코로나19 위험은 민주적이지 않고 위계적으로 배분됐다고 지적한다. 건강과 안전을 이유로 등교 개학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론을 주도하는 사이 누군가는 돌봄의 공백 속에서 생존의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는 것이다. 교육 당국은 온라인 학습이 시공간을 초월해 누구에게나 평등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도구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학습 격차는 오히려 심화했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코로나19가 일시적이고 예외적인 상황이라는 인식은 오히려 코로나 시대를 성찰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도 주장한다. 팬데믹 사태에서 불거진 문제들은 특수한 재난 상황에서 빚어진 것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와 교육이 가지고 있던 모순을 드러낸 것이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를 성찰하고 전환하기 위한 기회로 삼지 못한다면 코로나 이후에도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지 모른다고 경고한다.
교육공동체벗. 332쪽. 1만7천원.
▲ =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한국민주주의연구소 엮음.
한국 민주주의 발전 과정에서 추구해온 자유·민주·평등·공화의 가치가 전개되는 과정을 추적한다. 또한, 저항·정당·여성·조직 분야에서의 운동 문화가 민주주의와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분석한다.
책은 자유·평등·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투쟁한 사람들이 그들이 학습한 가치와 사상을 어떻게 해석해 어떻게 혁명과 개혁 투쟁의 무기로 활용했는지, 일반 대중은 자신들이 이전부터 갖고 있던 관념들과 사고방식, 관례화된 일상적 실천을 어떻게 외생적 가치와 결합했는지 살펴본다.
한울아카데미. 400쪽. 3만7천원.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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