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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이슈 성착취물 실태와 수사

[단독]‘온잘알’ 하태경, 아이돌 성착취물 ‘알페스 처벌법’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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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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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성 착취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알페스’의 무분별한 유포를 처벌하는 법안이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알페스를 만들어 개인이 즐기는 건 막을 수 없더라도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는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 조항을 손질해 ‘알페스 처벌법’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페스(RPS·Real Person Slash)는 실존하는 연예인을 소재로 만드는 일종의 팬픽션(Fan Fiction)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을 대상화해 자유롭게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1990년대 후반 아이돌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자리 잡은 문화의 일종이다. 하지만 아이돌과 팬의 사랑을 그린 초기 팬픽션과 달리 최근의 알페스는 주로 남성 아이돌 멤버 간의 동성애를 소재로 하고 있다. 특히, 변태적 성행위를 만화로 묘사한다는 점에서 아이돌 성착취물에 해당한다는 비판이 들끓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성년 남자 아이돌을 성적 노리개로 삼는 알페스 이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왔고, 19만명이 넘는 사람이 동의를 눌렀다.



성폭력특례법 처벌 대상에 만화·그림 포함시키는 방식



하 의원이 준비하고 있는 알페스 처벌법안의 큰 틀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하는 것이다. 현행법 제14조의2에는 처벌 대상을 ‘촬영물과 영상물 등’으로 규정하고 있어 만화로 유통되는 알페스의 처벌이 모호한 상황이다. 그래서 처벌 대상에 만화·그림·웹툰 등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미성년자 아이돌을 대상으로 만든 알페스를 상업적 목적으로 배포하는 경우에는 현행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도 처벌 가능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하 의원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알페스는 주 소비 계층이 10~20대 여성들이고, 여태까지 공론화된 적이 없어 다른 음란물 범죄보다 자신들의 음란물 소비 행위가 성범죄라는 인식 자체가 희박하다”며 “상황이 이러다 보니 알페스 옹호자들은 ‘알페스 때문에 케이팝(K-Pop)이 성장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알페스는 명백한 성범죄이고 돈으로 사고파는 시장까지 활성화돼 있다”며 “정부는 디지털 성범죄물의 범위를 더욱 확장하여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음란물 제작자와 소비자를 강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온잘알’ 하태경, “하루에 제보 수백개 쏟아져”



하 의원은 그동안 온라인 이슈에 발 빠르게 대응해왔다. 2019년 5월 청해부대 밧줄 사고로 순직한 고(故) 최종근 하사를 조롱하는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올라와 사회적 논란이 됐을 때는 이른바 ‘워마드 폐쇄법’으로 불린 반사회적 혐오사이트 규제법안(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기도 했다.

이처럼 ‘온잘알(온라인을 잘 아는 사람)’으로 통하는 하 의원에게는 하루에도 수백개의 제보가 쏟아진다고 한다. 하 의원은 “알페스 문제도 제보가 많이 왔기 때문에 내가 모를 수 없었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b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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