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임 1주일을 앞두고 미 하원에서 결국 탄핵됐습니다. 연방의회 난입 사태와 관련해 내란을 선동했다는 것이 주된 혐의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 하원 탄핵은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스캔들 탄핵 이후 두 번째입니다. 특히 이번 탄핵 표결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기반인 공화당 소속의 의원 열 명도 찬성표를 던졌습니다. 최종 탄핵 여부는 상원에서 가려집니다. 무장 시위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주 방위군은 총기 무장을 시작했습니다. 워싱턴을 연결합니다.
임종주 특파원, 먼저 미 하원의 탄핵 표결 결과부터 살펴보죠.
[기자]
미국 하원은 1시간 전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의결했습니다.
찬성 232표, 반대 197표입니다.
공화당 의원 10명이 찬성으로 돌아섰습니다.
하루 전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를 박탈하는 내용의 수정헌법 25조 발동 결의안 채택 때 찬성표를 던진 공화당 의원은 1명이었습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을 의회로 가라면서 사실상 의회 난입 사태를 부추겼다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바로 이런 부분들이 탄핵 사유의 핵심인 내란 선동 혐의로 연결됐다고 봐야겠죠?
[기자]
의회 난입 사태가 벌어지기 직전 대선 불복 집회에서 "선거에서 압승했다"면서 "맹렬히 싸우지 않으면 더는 나라를 갖지 못할 것"이라며, 군중을 선동했다는 혐의가 탄핵 근거로 적시됐습니다.
또 개표 결과를 뒤집을 표를 찾아내라고 조지아주 국무장관을 압박한 사실도 제시됐습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존하는 분명한 위험이자 반역자라며 일제히 탄핵을 주장했고, 공화당 원내대표는 책임론을 인정하면서도 탄핵에는 반대했습니다.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 :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내란을 선동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이 나라의 분명하고 현존하는 위험입니다.]
[케빈 메카시/미국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 : 대통령은 폭도들의 의회 공격에 책임이 있습니다. 진보든, 중도든, 보수든 우리 모두 양극화의 유혹을 이겨내야 합니다.]
[앵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중에 두 번씩이나 미 하원에서 탄핵되는 오명을 안게 됐어요.
[기자]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탄핵당한 이후 13개월 만의 두 번째 탄핵입니다.
미국 대통령이 재임 중 탄핵당한 건 존슨과 클린턴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임기 중 두 번 탄핵당한 건 처음입니다.
[앵커]
물론 최종 탄핵 여부는 상원의 판단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는데, 하원의 공화당 이탈표가 10표나 되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습니다. 공화당 내부적으로 상당한 기류 변화가 있다고 봐야 할까요?
[기자]
공화당 상원의원 50명 가운데 17명이 대열에서 이탈하면 상원에서도 통과됩니다.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하원에서 10명이 이탈해 찬성표를 던졌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 탄핵안에 흡족함을 표시했다는 등 지도부 기류에도 변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어서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매코널 대표는 조기에 상원 처리를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공화당 소식통이 전했습니다.
민주당은 퇴임 이후에라도 탄핵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앵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나왔습니까?
[기자]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탄핵은 엄청난 분노를 부를 것이라고 반발한 바 있습니다.
탄핵 이후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습니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계정이 차단된 상황에서 백악관에서 TV로 탄핵 토론을 지켜봤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그에 앞서 대변인실을 통해 더 이상 폭력이나 법을 어기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그리고 오는 20일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이 열리게 될 연방의회의 분위기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주방위군이 무장을 시작했다고요?
[기자]
무장 시위 경고가 잇따르자 국방부가 의사당 경비에 투입된 주방위군의 무장을 승인했습니다.
이에 따라 방위군에 권총과 소총 1정씩을 지급하기 시작했습니다.
6천 명 수준인 주방위군은 이번 주말까지 1만 명까지 증원되고 취임식 때는 1만5천 명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숙박 공유사이트 에어비앤비는 취임식 일주일 동안 워싱턴DC 내 모든 단기 예약을 취소하기로 했고, 구글은 취임식 때까지 정치 광고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의회 난입 사태 직전에 열린 대선 불복집회에 공화당 의원이 연루됐다는 의혹도 제기됐죠?
[기자]
공화당 소속 연방 하원의원 3명이 집회 계획을 돕는 등 연루된 의혹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집회 관계자의 증언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해당 의원들은 책임이 없다고 부인하거나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습니다.
임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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