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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정시 늘고 약대 학부 선발…재수생에 유리해진 대입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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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학년도 대입 전략 ◆

매일경제

2022학년 대입은 2021학년보다 재수생들에게 더 유리한 입시 여건이 마련될 전망이다. 정시 선발 확대와 약대 선발 인원 확대 때문이다. 일단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2022학년 정시 선발 인원은 전년 대비 1582명 늘어난다. 이외주요 16개 대학 정시도 큰 폭 확대된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발표전형계획안 기준으로 2022학년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의 정시(수능 위주) 선발인원은 총 4223명에 달한다. 2011학년도 이후 12년 만에 최대 규모다. 2021학년도 대비 1582명이 늘어난다. 통상적으로 재수생과 N수생들은 수시보다 정시를 공략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정시 문이 더 넓어진 것은 긍정적이다. 고려대의 정시 선발 인원은 1682명(2021학년도 대비 914명 증가)이며 연세대가 1512명(375명 증가), 서울대가 1029명(293명 증가)을 선발할 예정이다. 이는 교육부의 정시 선발 40% 이상 확대 권고에 따른 조치로, 서울대의 경우 2023학년도에 정시 선발 규모가 40%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교육부 권고에 따라 서울 소재 16개 대학이 정시를 확대한다. 16개 대학을 모두 합해 보면 정시 선발 인원은 총 1만9296명(대학별 평균 37.6%)에 이른다. 이렇게 되면 실제 정시 최종 선발 인원은 대학별로 최대 40%대 중후반에 이를 수 있다. 또 2022학년도부터 전국 37개 약대 중 34곳이 '2+4년제'(대학 2년 수료 후 약대 편입)에서 학부 선발로 전환해 정원 내로 1583명을 선발한다. 약대가 학부 선발을 시작하면서 자연계 최상위권 학과 순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인기 약대는 지방권 의대 이상의 합격선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약대는 과거 학부 선발 시절에도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과에 속했다.

약대의 등장은 주요대를 목표로 하는 이과 학생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약대의 등장으로 지방권 일부 의·치·한의대 및 수의예과는 합격선이 기존보다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과 최상위권 학생 중 상당수가 약대를 선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과 상위권 학생 사이에서 연쇄적인 이동이 발생하면 주요대의 자연계열 일반 학과 또한 합격선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대 자연계열 학과를 목표로 한다면 약대의 등장으로 학과 간 순위 변동이 생기는 2022학년도 입시를 목표로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유효할 수 있다.

의약학계열 6406명은 2021학년도 수능에서 이과생이 치르는 수학 가형에 응시한 수험생 수 13만9429명의 약 4.6%에 해당하는 수다. 즉, 순수 이과생 중 대략 상위 5% 안에 든다면 의약학계열 입시에 도전해볼 만하다는 뜻이 된다. 최상위권 학생 중 상당수가 주요대 자연계열 일반 학과로 진학하는 것까지 감안한다면 의약학계열 도전 가능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2022학년도 수능부터 국어와 수학에서 선택형 수능이 도입된다. 국어는 '독서'와 '문학'을 공통과목으로 치르고, '화법과 작문' '언어와 매체' 중 한 과목을 선택해 응시한다. 수학은 수학Ⅰ·Ⅱ가 공통과목이고,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중 한 과목을 고르게 된다. 탐구는 사탐 9과목, 과탐 8과목 중 문·이과 구분 없이 자유롭게 2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금년 재수를 고민 중인 학생이라면 수능 출제 방식의 변화로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교과별 학습내용 자체는 큰 변화가 없기 때문에 출제 방식에만 적응하면 재수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2022학년도 수능의 출제범위에 해당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은 올해 재수를 고민 중인 학생들도 고교 재학 중 배웠던 교과과정이다. 2021학년도 수능부터 변화된 교육과정이 적용되지 않았던 이유는 새 수능체제 논의가 늦어지면서 한시적으로 과도기적 방법이 적용됐기 때문이다.

주요대 중심으로 정시 비중이 확대되고, 약대 추가로 의약학계열 선발 규모가 크게 늘면서 수능 성적의 중요도는 더 커졌다. 약대는 수능 위주 정시 선발 비중이 대학별로 평균 43.9%에 이를 정도로 높은 것이 특징적이다. 의·치·한의대 및 수의예과는 수시에서 수능최저학력기준 적용과 정시 선발을 합해 수능 성적을 평가하는 선발 비중이 평균 92.4%에 달한다.

또 학생 수가 크게 줄면서 수능 상위 등급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점도 수능 학습에 매진해야 할 이유다.

현행 수능은 국어와 수학은 상대평가다. 상위 4%까지 1등급, 11%까지 2등급을 주는 식이다. 수시모집에서 요구하는 수능최저학력기준은 이런 등급을 적용한다. 이런 상대평가 방식에서 등급 확보는 전체 응시 집단의 규모에 큰 영향을 받는다. 전체 응시 집단의 규모가 크면 클수록 1등급(상위 4%) 확보가 용이해진다. 반대로 학생 수가 줄어 응시 집단 자체가 줄면 그만큼 1등급 확보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지난해 수능에서 결시율은 14.7%로 1994학년도 수능 도입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결시율은 꾸준히 증가 추세라 올해 수능에서도 상당히 높은 결시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학생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결시율까지 높아지면 수능 상위 등급 확보는 더 어려워진다.

수시모집에서 수능최저기준 충족 여부는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서류평가, 논술, 면접 등 다른 요소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불합격이다. 특히 명목 경쟁률이 수십대 1이 넘는 논술전형은 수능최저기준 충족 여부에 따라 합격 가능성이 크게 달라진다. 겉으로 보이는 명목 경쟁률이 아닌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한 학생끼리만 경쟁하는 실질경쟁률을 따져봐야 한다. 예컨대 2020학년도 서강대 기계공학 전공의 경우 논술전형에서 명목 경쟁률은 104.6대1을 기록했지만 수능최저기준을 충족한 학생끼리 경쟁한 실질 경쟁률은 19.7대1로 명목 경쟁률 대비 20% 수준으로 떨어졌었다.

한편 주요대 대부분이 2022학년도 대입에서 자연계열 학과의 경우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는 과탐 2과목을 지정 반영한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 서강대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이화여대 서울시립대 등이 대상이다. 주요대 자연계열을 목표로 한다면 수학은 미적분 또는 기하를, 탐구는 과학 공부에 집중해야 한다.

[김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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