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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이슈 끝나지 않은 신분제의 유습 '갑질'

공군부대, 125만원어치 치킨먹고 환불 '갑질 논란'…"병사들 복통 시달려"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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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주, 공군부대에 "갑질하듯 이야기…치킨 60마리 전액 환불 조치해 줬다"

'갑질 논란' 일자 공군부대 "치킨 상태 심각했다…일부 병사들 복통·설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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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공군부대가 치킨 125만원어치를 배달 시켜 먹은 뒤 전액 환불해 이른바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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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한 공군부대가 치킨 125만 원어치를 배달시켜 먹은 뒤 전액 환불하고 별점 테러를 해 이른바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부대 측은 치킨을 먹은 병사들이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치킨 60마리 먹고 한 푼도 안 낸 공군부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군부대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달 앱 리뷰와 사장님 답글이 캡처돼 있었다.


리뷰 작성자는 해당 치킨 가게에 별점 하나를 주며 "별 한 개도 아깝다. 분명 배달비 2000원이라고 명시돼 있었는데 군부대라고 현금 1000원을 달라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부대가 산 위에 있거나 기사님이 오기 힘든 곳이면 당연히 지불해야겠지만, 군부대가 도심 근처에 있어 주변 가게들 추가 비용 받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어 계좌이체로 1000원을 보내주긴 했는데,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난다"며 "군부대라고 돈 더 받고 싶으면 미리 알려주기라도 했어야지, 사전에 명시도 없었고 기사님에게 연락이 왔을 때도 따로 배달비 이야기는 안 해서 현금 있냐고 했을 때 너무 당황했다. 분명 배달비는 선금으로 지불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해당 치킨 가게를 향해 "1000원 때문에 잠재고객들 다 잃었다고 생각해라. 저번에 단체주문했을 때도 닭가슴살만 몇십인 분 줘서 결국 부대 차원에서 항의하고 환불받은 거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군부대라고 호구 잡는다"며 "절대 비추천"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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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해당 치킨 가게 점주는 답글을 통해 "전화로 말씀드렸듯 배달료는 저희가 정한 경계선이 있다. 다른 업체가 얼마를 받는지는 무관하며 기사님이 바쁜 탓에 잊으시고 말씀드리지 않아 주의하겠다고 재차 사과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달 전 주문해 주신 순살치킨이 60마리여서 많은 양을 조리해야 했고 저희가 가게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순살에 들어가는 가슴살 80%에 엉치살 20% 네다섯 조각 구분을 잘못해서 포장에 미흡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저희 잘못에 대해 죄송하다고 거듭 사죄드렸고 그 이유로 양도 750g인데 850g 이상 더 채워 넣어드렸으며 60마리인데 61마리 보내드렸고 12만원 상당의 치즈볼도 120개 서비스로 드렸고 콜라고 36개나 드렸다"고 강조했다.


점주는 "나라에서도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해주며 도움을 주는 시기에 공무원이라는 분들이 이 일로 저희를 상대로 본사를 들먹이며 협박하듯 영업 전화로 전화를 수도 없이 하셔서, 갑질하듯 이야기하시고 뻑뻑해서 못 드셨다는 치킨은 단 한 마리도 수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60마리에 대해 전액 환불 조치해드렸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저한테도 직업군인 남동생이 있다. 그렇기에 부대에 열심히 나라 일하시는 분들 힘내시라고 더 많이 드리려고 노력하고 새 기름으로 갈아서 4시간 반 동안 데여가며 땀 흘려 정성껏 조리했다"라며 "너무 비참하고 속상해서 그날 이후로 며칠을 잠도 못 자고 가게에 나와 14시간을 일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점주는 "지난 일이니 봉사활동 했다 치려고 했는데 이렇게 다시 들춰내시니 저도 안 달던 리뷰에 댓글을 달게 된다. 그리고 호구 잡았다고 하셨냐. 대체 누가 호구냐. 125만원 어치 닭을 드시고 10원 한 장 못 받은 제가 호구냐. 아님 배달료 1000원을 낸 공군부대가 호구냐. 앞으로 공군부대 주문은 일절 받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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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공군부대가 치킨 가게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 해당 리뷰가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지면서 리뷰 속 치킨 가게와 공군 부대의 위치가 공개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공군 부대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복날 단체 주문으로 시킨 치킨을 저희 부대가 먹던 중 심한 잡내와 지나치게 많은 닭가슴살이 있다는 걸 인지했다"며 "중요한 건 닭가슴살이 많아 환불을 부탁드린 게 아니라 당일 심각한 치킨 상태와 아무리 생각해도 먹을 수 없는 상태의 치킨이라 환불을 부탁했다. 일부 치킨을 먹은 병사들은 복통이랑 설사에 시달렸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배달료 1000원 때문에 저희가 갑질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저희 부대와 (치킨 가게) 위치가 1㎞조차 되지 않는다. 앱을 통해 이미 배달료를 지불한 상태였고 사전에 어떠한 공지도 받지 못한 채 배달 기사님이 1000원을 여기서 받으라고 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리뷰를 보시고는 내려달라며 군부대 앞에 와서 소리 지르며 대대장 나오라고 막말을 퍼부었고 결국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자 그제야 돌아가셨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저희가 1000원을 문제 삼아 갑질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상황을 아셨으면 좋겠다"며 "의도적으로 별점 테러를 한 사실도 없다"고 일축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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