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주, 공군부대에 "갑질하듯 이야기…치킨 60마리 전액 환불 조치해 줬다"
'갑질 논란' 일자 공군부대 "치킨 상태 심각했다…일부 병사들 복통·설사"
최근 한 공군부대가 치킨 125만원어치를 배달 시켜 먹은 뒤 전액 환불해 이른바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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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한 공군부대가 치킨 125만 원어치를 배달시켜 먹은 뒤 전액 환불하고 별점 테러를 해 이른바 '갑질 논란'이 일고 있다. 부대 측은 치킨을 먹은 병사들이 복통과 설사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12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치킨 60마리 먹고 한 푼도 안 낸 공군부대'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군부대 관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배달 앱 리뷰와 사장님 답글이 캡처돼 있었다.
리뷰 작성자는 해당 치킨 가게에 별점 하나를 주며 "별 한 개도 아깝다. 분명 배달비 2000원이라고 명시돼 있었는데 군부대라고 현금 1000원을 달라는 건 무슨 경우인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부대가 산 위에 있거나 기사님이 오기 힘든 곳이면 당연히 지불해야겠지만, 군부대가 도심 근처에 있어 주변 가게들 추가 비용 받는 곳은 한 군데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금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어 계좌이체로 1000원을 보내주긴 했는데, 돈이 아까운 게 아니라 어이가 없어서 화가 난다"며 "군부대라고 돈 더 받고 싶으면 미리 알려주기라도 했어야지, 사전에 명시도 없었고 기사님에게 연락이 왔을 때도 따로 배달비 이야기는 안 해서 현금 있냐고 했을 때 너무 당황했다. 분명 배달비는 선금으로 지불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작성자는 해당 치킨 가게를 향해 "1000원 때문에 잠재고객들 다 잃었다고 생각해라. 저번에 단체주문했을 때도 닭가슴살만 몇십인 분 줘서 결국 부대 차원에서 항의하고 환불받은 거로 알고 있는데 이번에도 군부대라고 호구 잡는다"며 "절대 비추천"이라고 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이에 해당 치킨 가게 점주는 답글을 통해 "전화로 말씀드렸듯 배달료는 저희가 정한 경계선이 있다. 다른 업체가 얼마를 받는지는 무관하며 기사님이 바쁜 탓에 잊으시고 말씀드리지 않아 주의하겠다고 재차 사과드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몇 달 전 주문해 주신 순살치킨이 60마리여서 많은 양을 조리해야 했고 저희가 가게를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순살에 들어가는 가슴살 80%에 엉치살 20% 네다섯 조각 구분을 잘못해서 포장에 미흡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했다.
그는 "저희 잘못에 대해 죄송하다고 거듭 사죄드렸고 그 이유로 양도 750g인데 850g 이상 더 채워 넣어드렸으며 60마리인데 61마리 보내드렸고 12만원 상당의 치즈볼도 120개 서비스로 드렸고 콜라고 36개나 드렸다"고 강조했다.
점주는 "나라에서도 소상공인들에게 지원해주며 도움을 주는 시기에 공무원이라는 분들이 이 일로 저희를 상대로 본사를 들먹이며 협박하듯 영업 전화로 전화를 수도 없이 하셔서, 갑질하듯 이야기하시고 뻑뻑해서 못 드셨다는 치킨은 단 한 마리도 수거하지 못한 상태에서 60마리에 대해 전액 환불 조치해드렸다"라고 말했다.
또 그는 "저한테도 직업군인 남동생이 있다. 그렇기에 부대에 열심히 나라 일하시는 분들 힘내시라고 더 많이 드리려고 노력하고 새 기름으로 갈아서 4시간 반 동안 데여가며 땀 흘려 정성껏 조리했다"라며 "너무 비참하고 속상해서 그날 이후로 며칠을 잠도 못 자고 가게에 나와 14시간을 일했다"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점주는 "지난 일이니 봉사활동 했다 치려고 했는데 이렇게 다시 들춰내시니 저도 안 달던 리뷰에 댓글을 달게 된다. 그리고 호구 잡았다고 하셨냐. 대체 누가 호구냐. 125만원 어치 닭을 드시고 10원 한 장 못 받은 제가 호구냐. 아님 배달료 1000원을 낸 공군부대가 호구냐. 앞으로 공군부대 주문은 일절 받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비판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공군부대가 치킨 가게를 상대로 갑질을 했다고 비난했다. 또 해당 리뷰가 온라인상에 빠르게 퍼지면서 리뷰 속 치킨 가게와 공군 부대의 위치가 공개되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공군 부대 관계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복날 단체 주문으로 시킨 치킨을 저희 부대가 먹던 중 심한 잡내와 지나치게 많은 닭가슴살이 있다는 걸 인지했다"며 "중요한 건 닭가슴살이 많아 환불을 부탁드린 게 아니라 당일 심각한 치킨 상태와 아무리 생각해도 먹을 수 없는 상태의 치킨이라 환불을 부탁했다. 일부 치킨을 먹은 병사들은 복통이랑 설사에 시달렸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배달료 1000원 때문에 저희가 갑질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저희 부대와 (치킨 가게) 위치가 1㎞조차 되지 않는다. 앱을 통해 이미 배달료를 지불한 상태였고 사전에 어떠한 공지도 받지 못한 채 배달 기사님이 1000원을 여기서 받으라고 했다고 하셨다. 그리고 리뷰를 보시고는 내려달라며 군부대 앞에 와서 소리 지르며 대대장 나오라고 막말을 퍼부었고 결국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자 그제야 돌아가셨다"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저희가 1000원을 문제 삼아 갑질한다고 생각하시는데 상황을 아셨으면 좋겠다"며 "의도적으로 별점 테러를 한 사실도 없다"고 일축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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