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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통신One]네덜란드 화이자 백신 접종 시작…여행 문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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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의료진 로비로 접종 시작일 앞당겨져

지역 보건소에서만 접종 가능…한국과 다른 시스템

뉴스1

네덜란드에서 6일(현지시간) 한 요양원 거주민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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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인트호번=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가 6일(현지시간) 오전 베겔시 보건당국 백신접종소에서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39세 요양원 직원을 시작으로 약 27만명에 달하는 요양원 직원들과 장애인 복지시설 직원, 지역 돌봄기관 직원들이 접종을 받게 될 예정이다. 보건당국은 일반인에 대해서는 4월부터 접종 예약 안내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영국이 접종을 시작할 때에도 네덜란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접종에 대해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치겠다는 발언을 여러 차례 해왔다. 영국이 첫 접종을 발표했던 지난달 초, 위고 데 용헤 네덜란드 보건부 장관은 신중하게 접종 계획을 세우겠다고 여론을 달랬다.

네덜란드는 당초 오는 8일 첫 접종을 하기로 했다가 긴급하게 6일로 변경했다. 여기에는 가능한 한 빨리 응급병동과 코로나19 병동의 의료진들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도록 응급의학과 의료진들이 강하게 정부를 압박하며 로비를 펼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네덜란드 정부는 초저온 보관이 필요한 화이자 백신보다 보관과 유통에 용이한 모더나와 아스트라제네카의 코로나19 백신에 더 의존할 방침이다.

특히 가정에서 요양 보호를 받고 있는 75세 이상의 노인과 이동이 불편한 고령 환자에 대해서는 화이자 백신보다 접종이 용이한 모더나 백신 접종을 실시할 가능성이 크다.

네덜란드는 지역 보건소에서만 백신 접종이 가능하고 정부 의료 시스템 하에서 관리되도록 해왔다. 동네 의원에서도 백신 접종을 받을 수 있는 우리나라와 시스템이 다르다.

예를 들어 독감 백신의 경우 개인이 백신 종류를 선택하거나 원한다고 바로 맞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주치의의 확인서를 받은 65세 이상 고령인구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만 접종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에 2020년에는 전국적으로 독감 백신 부족을 호소했었다.

◇ 백신 접종 계획 발표에 여행사는 즐거운 비명

지난 4일 데 용헤 보건부 장관은 9월 말 이전까지 모든 네덜란드인이 접종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다음 날부터 가장 분주해진 곳은 바로 여행사였다.

보통 네덜란드 여행사는 1년치 매출을 연초에 결정짓는데 대부분의 직장인들이 1월 첫째 주에 여름 휴가 계획을 회사에 보고하는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백신 접종 희소식이 들리며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주춤했던 여행업계가 활기를 되찾은 것이다.

네덜란드 여행사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일하는 틸레만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정부 발표가 있고 나서 올 여름 일부 지역 패키지여행 상품 판매는 매진을 기록했다. 백신 발표 이후 웅크렸던 소비 심리와 여행에 대한 욕구가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틸레만이 근무하는 여행사에서는 코로나19으로 마음껏 여행하지 못했던 네덜란드인들을 위해 국내 여행상품을 꾸준히 판매하며 고객 유지를 해왔다. 이에 전년도 대비 네덜란드 국내여행 예약률은 400% 이상 증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현재 네덜란드 정부는 오는 19일까지 엄격한 봉쇄조치를 시행 중이며 5월까지 개인 여행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강력 권고했다. 이에 따라 네덜란드인들은 대부분 5월 봄 방학 휴가로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이다. 현재 네덜란드 내 가족단위 캠핑시설과 리조트는 예약이 거의 완료된 상태다.

하지만 해외여행을 완전히 차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유럽 내 국제여행 상품도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여행사는 고객 편의를 위해 탑승 전 코로나 검사 음성 확인서 비용을 지급하고 있다.

◇ 한국 여행 문의 급증…한류와 'K방역' 성과

네덜란드인들의 여름휴가는 대부분 3주 정도로 가족 단위 패키지여행이 주를 이룬다. 가장 인기가 많은 곳은 날씨가 좋고 호화 호텔을 이용할 수 있는 두바이, 터키와 이집트 등이다.

다만 올해 여름휴가 예약은 기존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백신 희소식이 들리지만 많은 유럽 항공사들이 탑승 전 코로나19 검사를 의무로 하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근접성이 용이한 스페인이 가장 예약률이 높다.

주목할 만한 점은 바로 네덜란드에서 한국으로의 여행이 부쩍 늘었다는 점이다. 네덜란드에 불어닥친 한류의 영향과 K 방역에 대한 성과가 여러 매체에 보도된 이후 한국으로의 패키지를 문의하는 고객이 증가했다고 틸레만은 설명했다.

그는 "우리 여행사 상품 중 장거리 비행을 동반한 3주 이상의 패키지 상품은 일본, 인도네시아와 태국밖에 없었는데 최근 한국 여행 문의가 급증하면서 자료 조사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며 "혹시 네덜란드인들의 취향에 맞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한국의 휴양지를 소개해 줄 수 있나요?"라고 되물었다.
chahjli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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