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덮친 연말…매출 절벽·폐업 위기 내몰린 식당가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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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지 11개월째. 일일 확진자가 1000명을 넘어서기 시작하자 식당 자영업자들의 주름도 깊게 패이고 있다. 정부의 거리두기 수칙에 따라 내부 영업 가능 시간은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됐고, 재택근무와 휴교로 거리를 나서는 사람들 자체가 줄어 매출 절벽과 폐업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이날 젊음의거리에서 만난 상인들은 “가장 혹독한 겨울이 될 것 같아 두렵다”면서 “IMF 외환위기 당시보다 심각한 사실상 전시(戰時)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예년 같으면 연말 술자리로 사람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북적거려야 할 모습이지만, 거리엔 찬바람만 가득했다.
인근의 한 주점에서는 이날 장사의 마지막 손님을 보내고 있었다. 식사를 마친 중년 남성 2명은 주인에게 “많이 팔아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라는 말을 건네곤 자리를 떴다. 이날 이 가게의 총 매출은 15만원. 임대료 등 고정 지출비를 고려하면 적자인 금액이다. 인건비 부담에 아르바이트생도 전부 내보냈다. 현재는 가족 몇몇이 시간을 내 일을 돕고 있다.
남은 식기를 정리하던 점주는 “지난해 매출과 비교하면 80% 이상 급감했다”면서 “사실 연말에 바짝 벌어 1년을 버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새해에는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하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임대료를 묻는 질문엔 조용히 손가락 네 개를 펴 보였다. 이마저도 이곳에선 그나마 낮은 편에 속했다. 바로 옆 한식당의 경우는 10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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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대출도 이미 한차례 받은 상황에서 이번 겨울을 어떻게 버틸지 그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어렵게 문을 연 가게인데 포기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그저 시기가 좋지 않았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기엔 너무 속상하다”라고 말했다.
밤 9시 이후 배달 영업이 가능하다곤 하지만 돌파구는 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에 기존 홀 장사만 하던 가게들이 배달 영업까지 뛰어들어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진 탓이다. 배달 기사 부족으로 음식 배달이 제시간에 이뤄지기도 힘들어 배달 앱엔 악플만 달리기 일쑤다.
건너편 곱창집에서 만난 종업원 A씨는 “배달 매출을 아무리 많이 잡아도 홀 매출의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라며 “간간이 주문이 들어와도 배달 기사 잡는 것이 어려워 포기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리하게 주문을 잡았다가 다 식어버린 음식을 배달하면 가게 이미지만 나빠져 적극적으로 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의 폐업위기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국 42만개의 회원 업소 중 폐업한 곳은 2만9903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소상공인연합회가 소상공인 131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선 10명 중 7명이 폐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 정치권에서는 자영업자의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는 '공정 임대료' 뿐 아니라 ‘5차 추경’까지 거론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16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로 영업을 하지 못하고 소득도 없는데 임대료를 그대로 내면 그건 너무 가혹하다”면서 “임대료를 포함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보호 대책을 종합적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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