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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5 (금)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日에 납작 엎드린 강창일, 문희상 비판하며 “일왕? 천황이라 부를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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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대사 내정자 “문희상 전 의장, ‘일왕’ 관련 무지한 발언 했다”

일본 정치권과 외무성에서 강창일 주일대사 내정자에 대한 불쾌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강 내정자가 1일 서울에 주재하는 일본 언론사 특파원들과 만났다. 요미우리 신문은 2일 강 내정자가 이날 모임에서 자신의 과거 발언을 ‘석명(釋明)’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그는 2011년 5월 쿠릴열도를 방문했을 때 쿠릴열도는 러시아 영토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는 사실에 대해 “(일본이) 러시아에 빼앗겨 점유됐다는 취지로 말했으나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교도 통신은 그가 “(방문한 것 자체에) 문제는 없었다. (러시아의) 점유 상황을 시찰하는 것이 목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강 내정자는 당시 국회 독도특별위원회 위원장 자격으로 다른 의원 2명과 한국 정치인으로서는 처음으로 러시아가 주권을 행사하는 쿠릴 열도의 쿠나시르 섬을 방문했다. 이에 대해 당시 민주당의 간 나오토(菅直人) 내각은 깊은 유감을 표명했다. 일한의원연맹은 이를 문제 삼아 방한을 연기하기도 했다. 자민당 간사장 대행을 역임한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의원은 국회에서 강 내정자 등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었다.

강 내정자는 2019년 2월 문희상 당시 국회 의장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왕의 사과를 요구한데 대해선 “일본에서 천황의 존재, 역할에 대해 무지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강 내정자는 문 전 의장의 일왕 관련 발언이 나왔을 때 “일왕이 위안부를 위문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며 그를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했으나 이번에는 ‘무지한 발언’이라며 사실상 그를 비판했다.

지난해 10월 KBS 라디오에서 일왕에 대해 “한국에서는 일왕이라고 말한다”라고 말한 것에 대해선 “대사로 부임하면 천황이라고 불러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강 내정자는 일본 정치권과 외무성 내에서 그에 대해 반발하는 기류가 나오자 서울의 일본 특파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내에서는 강 내정자에 대한 불쾌감

일본내에서는 그의 쿠릴열도 방문이 부각되면서 불쾌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청와대가 아그레망(외교사절에 대한 사전동의)을 내기도 전에 일방적으로 이를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지난달 정례 브리핑에서 강 내정자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한국 정부의 인사 발표에 대해서 언급하는 것을 피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총리 관저 상황에 밝은 도쿄의 소식통은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와는 달리 박지원 국정원장, 김진표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모두 만나 호의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반일(反日) 색채의 강창일 전 의원을 대사로 보낸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스가 내각은 뒤통수를 맞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도 스가 내각은 강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는 한일관계를 다시 벼랑으로 가져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주일 한국 대사관은 강 내정자의 아그레망이 신속하게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나, 부임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쿄=이하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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