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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7 (월)

정부의 빌라 예찬 무색하게… 전세 20억원 찍은 강남 중형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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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 중형 면적 아파트의 전세가격이 20억원을 돌파했다. 다세대주택 등 빌라를 리모델링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3기 신도시 조기 청약을 받겠다는 정부의 전세 대책이 무색한 모습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전용면적 84㎡B형(3층)의 전세 계약이 20억원에 체결됐다. 지난 9월 같은 주택형 전세가격이 15억7500만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4억원 이상 뛰었다.

한신1차 아파트를 지상 5~38층, 1620가구짜리 아파트로 재건축한 이 단지는 서울에서 처음으로 3.3㎡당 1억원에 매매된 기록을 세웠다. 일반 아파트 중형 면적형의 전세가가 20억원을 넘어선 것도 이 단지가 최초다.

다른 강남권 인기 아파트의 전세 시세도 20억원에 근접했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와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 대치 팰리스 1단지' 등의 전세 가격이 최근 19억원에 체결됐다. 비강남권에서는 연예인 아파트로 불리는 성동구 성수동1가 ‘트리마제’의 전용면적 84㎡형 전세가격이 최고 18억5000만원까지 올랐다.

아파트발 전세난이 가중되는 가운데서 정부는 다세대·다가구주택 등 빌라를 공공기관이 사들여 빌려주는 매입임대주택 물량을 늘리고 사무용 건물이나 상가 같은 비주택과 호텔 등 숙박시설을 개조해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전세 대책을 지난 19일 발표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권 부동산 전문가는 "특히 30·40대 유자녀 가구의 경우에는 경비실 같은 보안이나 단지 안 놀이터, 어린이집 같은 보육시설을 포기하고 찻길과 맞닿았거나 주점 같은 상업시설과 혼재한 경우가 많은 빌라를 선택할 유인이 적다"면서 "젊은층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를 제대로 분석해야 알맞은 주거 대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유한빛 기자(hanv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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