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G20 화상회의에 참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국 사위’로 알려진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로 한바탕 설전을 또다시 치렀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극우 성향 온라인매체 브레이트바트 기사를 공유하며 “이름뿐인 공화당원(RINO)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 호건은 큰돈을 낸 결함 있는 진단키트처럼 형편없다”고 썼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호건 주지사를 ‘반(反)트럼프 영웅’이라고 지칭했다.
메릴랜드주(州)가 한국에서 수입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키트에서 결함이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저격에 나선 것이다.
지난 4월 18일(현지시간) 한국에서 구매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단키트 물량이 도착하자 볼티모어-워싱턴 국제공항에 나간 래리 호건 미 메릴랜드 주지(왼쪽)사와 유미 호건 여사.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호건 주지사도 반격에 나섰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다시 공유하며 “당신이 일을 했다면 미국 주지사들이 팬데믹 한복판에서 진단키트를 구하기 위해 직접 나설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펀치를 날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골프는 그만 치고 (대선 패배나) 인정하라”고 일침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집권 공화당 소속인 호건 주지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그는 설전이 오가기 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는 것과 관련해 “미국은 '바나나 공화국'을 닮아가고 있다. 더 많은 공화당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지 않아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바나나 공화국'은 부패 등으로 인한 정국 불안과 심한 대외 경제의존을 겪는 국가를 지칭하는 표현이다. 바나나 등 1차 상품의 수출에 의존하면서 서구자본에 경제가 예속된 국가들을 일컫는 말로, 겉은 번지르르하지만 쉽게 썩는 바나나의 성질을 빗댄 단어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가 한국에서 수입한 코로나19 진단키트에서 결함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올 4월 미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됐을 당시 호건 주지사는 한국계 부인 유미 호건(김유미) 씨의 도움으로 한국 업체들과 협상을 벌여 랩지노믹스가 생산한 진단키트인 ‘랩건’ 50만개를 946만 달러(약 105억원)를 주고 미국으로 공수했다.
그러나 WP에 따르면 이들 키트에 결함이 발견돼 메릴랜드주는 추가 비용인 250만 달러(약 27억원)를 더 주고 키트를 전량 교체했다. 이와 관련해 호건 주지사는 WP 보도 당일 NBC와의 인터뷰에서 “결함이 있었던 게 아니라, 식품의약국(FDA)이 키트 사용 승인 기준을 바꾸는 바람에 검사결과가 더 신속하게 나오는 제품으로 교환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