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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내 황홀한 옷의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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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본 이야기·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 내 황홀한 옷의 기원 = 권력자들이 얽힌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열연해 해외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은 주인공 정현우. 하지만 축하 파티에서 실종됐다가 얼굴에 심한 상처를 입고 돌아와 배우 인생이 망가진다.

재기를 꿈꾸던 그는 에로영화 감독이었던 아버지에 관해 다큐멘터리를 만들자는 제의에 응한다. 그의 아버지는 영화를 만들겠다며 집을 빚더미로 만들고 사라졌고, 어머니도 결국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갔다.

고아가 된 현우는 노력 끝에 배우가 됐지만, 자신을 최고 배우로 만들어준 작품 탓에 망가졌으며, 경멸했던 아버지의 이야기로 재기를 꿈꾼다.

그는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소재가 된 사건에 아버지가 개입됐음을 알게 된다. 평생 콤플렉스인 동시에 증오의 대상이었던 아버지는 어쩌면 그가 원하던 길을 먼저 걸으려 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백지영의 장편소설이다. 그는 2007년 강원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고, 소설집 '피아노가 있는 방', 장편 '나의 노열 패밀리'를 펴냈다.

알렙. 280쪽. 1만4천 원.

연합뉴스



▲ 들어본 이야기 = '젊은 독자들이 사랑하는 다섯 명의 작가'를 콘셉트로 엮은 앤솔로지다.

육체란 무엇인지, 그 육체에 깃든 '나'의 정체성은 무엇인지를 다섯 개의 시선으로 탐구한다.

유한한 육체와 생각하는 자아의 상관관계를 각자의 개성으로 풀어낸다. 심리 소설, 탐정 추리물 등 다양한 형식 실험도 시도한다.

구병모 '소여'부터 권여선 '어머니는 잠 못 이루고', 듀나 '돼지 먹이', 박솔뫼 '펄럭이는 종이 스기마쓰 성서', 한유주 '헤엄치는 밤'까지 모두 5편의 단편이 실렸다.

창비. 184쪽. 1만2천 원.

연합뉴스



▲ 아직도 못 만져본 슬픔이 있다 = 1968년 사상계를 통해 등단한 강은교 시인이 6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이다. 반세기 넘는 시력(詩歷)에서 은은하게 풍겨 나오는 울림이 깊다.

절망과 고독 속에서도 사랑과 희망을 찾는 70편의 시를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으로 나눠 실었다.

여전히 섬세한 감수성과 아름다운 시심이 곳곳에서 묻어난다.

'얼룩진 유리창에 키스할 것/ 키스하고 또 키스할 것/ 길에서 편지를 쓸 것/ 구원을 기억할 것'(시 '새벽 예배를 드리러 가는 고모' 일부)

1945년 함경남도에서 태어난 강은교는 '허무집', '풀잎', '바리연가집' 등 열네 편의 시집을 펴냈다. 한국문학작가상, 현대문학상, 정지용문학상, 박두진문학상, 구상문학상 등을 받았다.

창비. 140쪽. 1만3천 원.

연합뉴스



lesl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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