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2017년 9월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롯데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 업무오찬'에서 시작에 앞서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맨 오른쪽은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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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사드(THAAD) 배치 등 한국 외교 문제와 관련해 부정확하고 우리 주권을 침해하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히는데도 우리 정부가 적절히 반박하지 못하는 등 저자세 대응을 한다는 지적이 26일 국회 외통위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6·25전쟁 역사 왜곡에 대한 부실 대응뿐 아니라 사드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부가 중국에 제할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한중 정상회담이 끝나고 돌아서는 문 대통령과 시 주석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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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소속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남관표 주일 대사가 최근 국감에서 사드 ‘3불(不)’ 문제와 관련해 ‘3불을 합의도 약속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면서 “이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고 믿으면 되느냐”고 물었다. 강 장관은 “그렇다”며 “남 대사가 잘 답변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를 주한미군에 배치하기로 최종 결정한 2016년 7월 8일 오전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TV를 통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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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국가안보실 2차장으로 중국과의 ‘3불(不) 합의’를 주도했던 남 대사는 지난 21일 “중국에 당시 언급한 세 가지는 약속도 합의도 아니다”라며 이에 구애받을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10월 한국의 미국 미사일 방어체계(MD) 참여,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 추가 배치,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인정한다며 이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이 내용이 ‘3불 합의’로 불려왔다.
정 의원은 “하지만 중국은 이에 공식 반박했다”면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2일 ‘중한 양국은 2017년 10월 단계적으로 사드 문제를 처리한다는 합의를 달성했다’고 하며 우리와 다른 말을 했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3불 합의를 한 적이 없다고 했는데, 중국은 “합의를 달성했다”고 상반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정 의원은 “대체 뭐가 진실이냐”면서 “중국이 잘못된 말을 하는 것이면 우리가 논평을 내서 바로 잡아야 하는거 아니냐”고 했다.
강 장관은 중국에 대한 반박 문제에 대해선 답을 피하면서 “합의가 아니라 협의의 결과였다”고 했다.
그러자 강 장관은 “중국 발표와 관련해 추가 보고를 못 받고 있기 때문에”라고 했다. 외교부 직원들로부터 보고를 받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에 중국의 남 대사 발언 반박에 대해 우리 정부가 지적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답변할 수 없다는 것이다.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의 주일대사관, 주중대사관에 대한 화상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2020.10.21 국회사진기자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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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의원은 “시진핑 주석의 6·25 역사 왜곡 연설도 우리 외교부는 반박하지 않고 해명도 않고 침묵하고 있다”면서 “거듭된 두 침묵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장관님, 외교부는 일본 지도자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하고 공물 진상하면 가만히 안 있죠? 비판 성명 내죠?”라며 “일본이 전쟁 미화할 때 즉각 반박하면서 중국이 역사 왜곡할 때는 왜 침묵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했다.
최종건 외교부 제1차관이 지난 9월 9일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한미 외교차관 협의를 위해 출국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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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외교부 공식 SNS 페이지에 게재된 '왕차관 보도' 반박 자료. /조선일보 |
이어 “적극적으로 반박해야 한다”면서 “외교부 해명 자료 잘 내지 않느냐, ‘왕차관(최종건 1차관)’ 해명 자료 제작해서 여러 채널에 대대적으로 유포하고 그러지 않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런 노력의 반의반만 해도, 중국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정 의원은 “대한민국 국익·국체(國體)를 생각해 달라”며 “이건 네티즌, 순수한 우리 국민의 목소리”라고 했다. “왜 이리 우리는 허약한가, 일본에는 강경하고, 중국에는 조아리고, 왜소하냐”면서 “중국 북한은 혈맹을 전 세계에 재확인하는 연설을 하는데, 이수혁 주미 대사는 동맹 허무는 말이나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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