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화 원인, 연고 위주 영업방식 지목
보험설계사 월평균소득 분포. / 사진 = 보험연구원 |
[한국금융신문 유정화 기자] 보험설계사 간 소득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코로나19로 인한 대면채널 영업 악화 등으로 설계사 간 소득 격차가 더 확대될 것으로 보여 보험사가 설계사 역량 강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5일 김동겸 보험연구원 연구위원과 정인영 연구원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과 향후 과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설계사의 소득 분포는 저소득 구간과 고소득 구간 양측의 비중이 모두 높은 양극화된 ‘U자 형태'를 그렸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설계사의 월소득 분포를 살펴보면, 500만 원 초과자가 각각 21.1%, 20.1%로 가장 많고, 100만 원 미만인 자도 각각 26.4%, 26.2%로 나타났다.
김 연구위원은 "이러한 설계사 소득 양극화 현상은 다소 완화되는 추세이나 여전히 고소득 설계사인력 대비 저소득 설계사 인력 비중이 높다"며 "보험설계사가 타 직업군과 달리 저소득자의 비중이 높은 것은 보험사가 설계사의 성과에 따라 모집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임에 따라 양 당사자 간 위촉계약 관계가 유지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고서는 지인·연고 위주 영업방식과 인력 고령화를 보험설계사 소득 정체와 '소득 양극화'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생명보험협회 설문조사에 따르면 설계사를 통한 보험가입 시 소비자와 계약체결 담당설계사와의 관계는 '친척과 친구 등 지인'이 40.1%로 가장 많았고 '소개를 통한 관계'가 33.2%로 뒤를 이었다.
이같은 연고위주 영업방식은 설계사들의 지속 가능한 소득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등록기간별 월평균소득 추이를 보면 영업의 한계점이 드러난다. 설계사의 근속기간별 평균소득은 보험사에 신규로 등록한 이후,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차 감소하다가 12개월이 경과하면 다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시간이 경과해 고객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점차 소득이 감소하는 것이다.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는 단계가 되면 다시 소득이 증가하는데, 대다수의 설계사들은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탈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설계사의 근속연수와 회사별 고소득설계사 보유비중 간 관계에서도 나타나는데, 설계사 근속연수가 높은 회사일수록 고소득자(월평균 500만 원 이상)의 비중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영업이 제한적인 상황 하에서 지인영업에 의존하고 있는 현행 영업방식은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확산으로 촉발된 사회·환경 변화하에서 기존 영업관행이 지속된다면, 저소득 설계사가 대규모 양산돼 이들의 자발적 인력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연구위원은 "보험사는 신입 및 저능률 설계사들의 역량강화 지원을 통해 고능률 조직으로의 개편을 유도해,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고 설계사 정착률 제고 및 생산성 향상을 도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설계사인력의 20%가 전체 설계사 소득액의 50%를 차지하는 파레토 분포를 따르고 있는데, 신입 및 저능률설계사에 대한 영업지원을 통해 생산성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설계사의 고객창출방식에 있어서도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시장개척 영업 비중을 확대한다면 설계사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과 더불어 보험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및 소비자 신뢰 구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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