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통상·환경규제 등 정책 방향 달라
미국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두 후보가 내세우는 기본적인 정책 방향이 상반되는 만큼 대선 결과에 따라 한국 경제에도 큰 파급력을 야기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25일 발표한 ‘해외경제포커스’에서 "미 대선은 당사국인 미국은 물론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 영향을 미치는 전 세계적 이벤트"라며 "향후 글로벌 질서 변화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적잖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2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 대학 교정에서 열린 마지막 TV토론회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AP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특히 대(對)중국 정책에 있어 두 후보 모두 중국 견제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우리나라도 양자택일 압박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공급 사슬에서 중국의 비중을 줄이라는 압력이 증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 등 유일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정치, 군사, 기술 분야에서 중국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는 중국과 인접한 우방국인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호주 등과 다자간 연합을 통해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바이든 후보는 경제외적 이슈에서는 트럼프 대통령보다 중국에 대해 더욱 강경한 입장"이라며 "무역분쟁에 있어서 유화적인 자세를 취하겠지만 인권 침해, 환경 파괴 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응할 소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통상질서에 있어서는 트럼프 대통령 재선 시 그간의 보호무역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1월 우리나라 세탁기에 최고 50%의 세이프가드 관세를 부과했고, 자동차에 대해서는 25% 관세부과안이 거론되는 중이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러한 통상환경 내 불확실성이 상대적으로 줄어 무역여건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다.
한편 우리나라 산업 절반이 기후변화 대응에 미흡한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바이든 후보 당선 시 글로벌 환경규제 준수에 대한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점쳐졌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국제환경단체에서 발표한 기후변화 대응지수에서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대만 다음으로 낮은 전체 61위 중 58위를 차지했다.
한은은 "이번 미 대선은 코로나로 급변한 대내외 정세로 인해 선거 과정 관련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지난 대선에 비해 후보들의 정책에 대한 예측 가능성은 양호한 편"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시에는 초임 중 정책 기조가 대부분 이어지는 가운데 바이든 후보 당선 시에는 오바마 정부 시절 대내외 정책이 부활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덧붙였다.
권유정 기자(yoo@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