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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美, 대만에 18억달러 규모 무기 판매 승인…中 “‘분열세력’에 잘못된 신호, 단호한 반격”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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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한 내정 간섭이자 주권과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 /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하게 반격” / 대만 총통부 대변인 “자국 방위력 강화에 협조한 것을 진심 환영”

세계일보

미국이 대만에 판매하기로 한 페리급 프리깃함. 서울=연합뉴스


중국은 미국 국무부가 18억 달러 규모 최신 무기의 대만 판매를 공식 승인하자 강력히 반발했다.

22일 중국 외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자오리젠(趙立堅) 대변인은 22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 국방부가 대만에 18억달러 규모 무기 판매 계획을 승인한 것에 대한 논평을 요구 받고 “미국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연합 공보, 특히 8·17 공보 규정을 중대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는 중대한 내정 간섭이자 주권과 안보 이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며 “대만 독립을 노리는 ‘분열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이자 미중 관계, 대만과 중국간 평화와 안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다. 중국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했다.

탄거페이(譚克非) 중국 국방부 대변인도 같은날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자 문답에서 자오 대변인의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과 관련된 중국의 핵심 이익”이라며 “미국은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대만과 군사 관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과 미국간 군사관계,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도록 대만 문제를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며 “미국이 국제관계의 기본 규범을 무시하고 약속을 어기고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단호하게 반격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장둔한(張惇涵)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 방위력 강화에 협조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하고 감사를 표한다”면서 “이는 대만으로 하여금 대만해협 방어와 역내 평화 정착에 자신감을 갖게 한다”고 했다. 그는 대만의 무기 구매는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 국무부는 18억달러(약 2조400억원)에 달할 수 있는 무기의 대만 수출을 승인하고 이를 의회에 통보했다고 로이터 및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에 승인이 떨어진 무기는 록히드마틴사의 트럭 기반 로켓 발사대인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 11기, 보잉사의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인 슬램이알(SLAM-ER) 135기,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사의 전투기용 외부 센서 3기 등이다.

HIMARS은 100㎞ 이상 떨어진 곳에 최대 6발의 로켓을 기습적으로 쏘아 유사시 대만 해안에 상륙하는 상대 전력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최대 사거리가 270㎞에 달하는 슬램이알은 대만 쪽에서 중국 동부 연안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신경을 날카롭게 만들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의회는 이번 승인 건에 대해 30일간 검토를 하고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의회가 반대할 것 같지는 않다고 이들 언론은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드론과 함께 ‘하푼’(Harpoon) 지대함 미사일에 대한 수출 승인도 조만간 날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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