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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대선 불복 시사’ 트럼프는 몇 달 전부터 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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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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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잭슨빌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잭슨빌|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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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11월 대선 패배시 불복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이틀째 이어갔다. 공화당과 백악관은 전날 대선 불복 가능성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불고올 역풍을 우려해 사태 수습에 나섰지만, 정작 트럼트 대통령은 이날도 ‘우편투표’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계속 말해왔다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브리핑에서 ‘지금 여기서 11월 대선 이후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약속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봐야 할 것”이라고 답해 대선 결과 불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키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본인이 승리할 때만 대선이 합법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우편) 투표용지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것은 완전한 대사기”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니아주에서 9장의 폐기된 투표용지가 발견된 것을 언급,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우편투표가 확대돼 부정선거가 될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원 대법관 별세 이후 후임자 지명을 서두르며 ‘대선 이후 법적 분쟁 가능성’을 제기해 민주·공화 양 진영의 긴장을 고조시켰다”면서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에 대선 불복 가능성이 있었음을 드러내는 발언들을 소개했다.

*7월17일 폭스뉴스 인터뷰 =(진행자 크리스 월리스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일지 묻는 질문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우편투표가 선거 결과를 조작할 것이라고 생각한다.”(승복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예스’라고 말하지 않겠다. 아니라고도 하지 않겠지만. 지켜봐야 한다.”

*7월30일 트위터 = “우편투표를 실시하면 2020년 대선은 역사상 가장 부정확한 사기 선거가 될 것이다. 국민들이 안전하고 적절한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을 때까지 선기를 연기하면???”

*8월3일 악시오스 인터뷰 =“11월3일 저녁에 선거 승자가 결정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두 달 뒤에 결정될 수 있다. 이 기간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우편으로 투표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

*8월17일 위스콘신주 선거유세 = “이번 선거에서 우리가 패배하는 유일한 방법은 선거가 조작되는 경우 뿐이다. 기억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번 선거에서 내가 지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매우 조심해야 한다.”

*8월24일 공화당 전당대회 = “그들(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기는 길은 조작된 선거밖에 없다.”

*9월13일 네바다주 선거유세 = “민주당이 선거에서 이길 유일한 방법은 선거 조작밖에 없다.”

*9월23일 백악관 브리핑 =(투표를 둘러싼 소송의 가능성 때문에 대선 전에 연방대법관을 임명하는 게 시급하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이것(선거)은 결국 연방대법원에 갈 것이라고 본다. 나는 연방대법관이 9명인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본다”“민주당이 저지르고 있는 이 (우편투표) 사기는 대법원에 갈 것이다. 4대4 상황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9월24일 백악관 브리핑 = (본인이 승리할 때만 대선이 합법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고)“우리는 (우편) 투표용지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이것은 완전한 대사기다.”

■불끄기 나선 공화당·백악관

미국 상원은 이날 평화로운 권력 이양 지지를 재확인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11월3일 선거의 승자는 1월20일에 취임한다”며 “1792년 이후 매년 4년마다 그러했듯이 질서정연한 이양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공화)도 트위터에 “우리가 2세기 이상 해왔듯이 합법적이고 공정한 선거를 치를 것이다. 결과를 아는 데 예년보다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지만 결과는 유효할 것이다. 그리고 2021년 1월20일 정오에 신임 대통령은 평화롭게 취임 선서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의 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이 선거결과를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부패한 선거결과가 될 수 있음을 또다시 시사했다”며 “이 발언은 공화당이 질서있는 권력 이양을 약속하며 하루를 보낸 것과 다른 어조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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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고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대법관 추모식이 열린 미국 워싱턴 연방대법원에 긴즈버그 대법관의 사진이 걸려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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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 결과가 연방대법원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와 함께 이날 수도 워싱턴 연방대법원에서 열린 긴즈버그 대법관 추모식에 참석해 조문했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는 몇 분간 성조기로 감싼 관 앞에서 조용히 서 있은 뒤 전용 차량으로 되돌아갔다. 이날 대법원 주변에 몰려든 시민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타나자 야유와 함께 “투표로 그를 몰아내자”(vote him out)는 구호를 외쳤다.

긴즈버그 대법관은 임종 전 ‘나의 가장 뜨거운 소망은 새 대통령이 취임할 때까지 내가 교체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그의 손녀가 공개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5일이나 26일 후임 대법관을 지명할 것이라면서 대선 전에 상원 표결까지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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