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쓰레기` 라임펀드 되살렸다…운용사 바꿔 30% 수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라임자산운용이 망가트린 펀드가 새로운 운용사를 만나 10개월여만에 원금을 거의 회복한 사례가 등장했다. 새 운용사는 고객 투자금의 4분의1이 없어지는 손실을 무릅쓰면서 기존 펀드자산을 모두 매도한후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과감한 운용전략을 구사했다.

20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안다자산운용은 라임자산운용에서 운용하던 기관 수익자 대상 사모펀드를 이관받아 30% 넘는 수익을 내면서 원금을 대부분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펀드가 이관된 것은 지난해 10월 말로 개인 대상 리테일 펀드 쪽에서 대규모 환매 중단 사태가 불거진 시점이었다.

국내 모 공공기관이 200억 원 가량 투자한 이 펀드는 코스닥벤처펀드로 당시 환매가 중단되지는 않았지만,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면서 투자 기관이 즉시 이관 절차를 밟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안다자산운용이 해당 라임 코스닥벤처펀드를 이관받아보니 이미 순자산은 180억원으로 10% 손실을 본 상태였다. 안다측은 한달내에 펀드에 펀입된 자산을 모두 매도하는 과감한 전략을 택했다. 이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해 펀드 순자산은 150억 원까지 약 25% 축소됐다. 하지만 안다자산운용은 해당 자본금으로 다시 재투자에 돌입해 현재 기준가로 순자산을 197억원까지 키웠다. 펀드이관 10개월여만에 31%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원금을 대부분 회복한 것이다.

오홍근 안다자산운용 이사는 "펀드에 새로 편입한 종목 중에는 알엔투테크놀로지, 코아스템 등이 특히 성과가 좋았고 공모주에도 여러건 투자해 수익을 올렸다"며 "현재 IPO 시장이 활황이라 코스닥벤처펀드의 사정이 전반적으로 좋았던 것도 있고, 장이 상승하면서 보유하고 있던 전환사채(CB) 가격도 많이 뛰었다"고 높은 수익을 올린 배경을 설명했다.

기존 편입자산을 모두 매도한 이유는 검토 결과 환매가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다른 리테일 사모펀드와 마찬가지로 지나치게 공격적인 투자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당시 펀드 자산 중에는 리드, 에스모 머터리얼즈, 블러썸엠앤씨 등 코스닥 기업의 CB 등이 포함됐다. 모두 경영진 횡령 혐의 등을 받고 있는 기업으로 리드와 에스모 머터리얼즈는 상장 폐지 수순에 들어갔으며 블러썸엠앤씨는 현재 거래정지 상태다.

오 이사는 "채권펀드는 기본적으로 보수적으로 운용돼야하는데 라임 코벤펀드에는 상당히 공격적이거나 우리의 운용철학에 안맞는 기업의 채권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 운용사가 철저한 검증없이 투자한 의심이 드는 대목도 있었다"고 자산의 전량매도를 선택한 배경을 밝혔다.

라임 코스닥벤처펀드는 폐쇄형 펀드로 지난해 10월 당시 아직 만기가 남아 있었으나 수익자의 요청과 라임자산운용의 동의에 따라 이관 계약이 성립됐다. 라임자산운용은 환매중단 사태 초기에는 펀드 이관을 받겠다는 운용사가 있을 경우 이에 동의하는 입장이었으나 이후 투자 자산의 부실이 점차 드러나자 펀드 이관에 동의하지 않는 입장으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환매중단 사태 발생 전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자산(AUM)은 설정액 원본 기준으로 5조8540억 원에 달했으나 현재 3조4966억 원으로 쪼그라든 상태다. 이 중 플루토 FI D-1호, 테티스 2호, 플루토 TF-1호(무역금융펀드), 크레딧인슈어드(CI) 펀드 등 환매 중단된 4개 모펀드의 설정액은 1조6679억 원에 달한다.

금융감독원은 현재 배드뱅크 역할을 할 웰브릿지자산운용의 전문사모운용사 등록 심사 과정에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배드뱅크에) 라임 자산운용의 자산 전체를 이관할 예정"이라며 "다만 이르면 이달 말 등록이 완료된다는 말이 돌고 있지만 이달 중 등록이 완료될 지는 아직 확답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를 넘겨받아 운용할 가교 운용사인 웰브릿지자산운용의 설립이 임박한 만큼 1조6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환매 중단 펀드의 투자 수익 회복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문가영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