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한 전자제품이 넘쳐나는 시대입니다. 이미 수많은 전자기기를 사용하며 살고 있지만 내일이면, 다음달이면, 내년이면 우리는 또 새로운 제품을 만납니다. '보니하니'는 최대한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 전자기기를 직접 써본 경험을 나누려는 체험기입니다. 직접 보고 듣고 만지며 느낀 새로움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독자 여러분께 전하려 합니다.[편집자]
갤럭시 Z 폴드 2. /사진=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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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대부터 쓸만하다'는 삼성전자의 공식이 이번에도 통했다. '갤럭시 S'도, '갤럭시 노트'도 그랬듯 말이다. 첫 출시 당시 디스플레이와 힌지 결함 논란이 불거졌던 갤럭시 폴드 1세대와 달리 2세대 '갤럭시 Z 폴드2'는 한층 완성도가 높아졌다.
다소 무거워진 무게 때문에 약간의 팔힘이 필요하지만, 그런들 어떠한가. 스마트폰 겸 태블릿을 들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그리 무거운 무게도 아니다. 18일 공식 출시를 앞두고 11일부터 예약판매를 시작한 갤럭시 Z 폴드2 '미스틱 브론즈'와 '미스틱 블랙' 색상 중 고급진 광택이 흐르는 미스틱 블랙을 받아 2박3일 간 먼저 사용해봤다.
커버 디스플레이가 커지면서 단독 사용도 무리없이 가능했다. /사진=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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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더한 '디스플레이'
갤럭시 Z 폴드2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를 한 가지만 꼽자면 단연코 '커버 디스플레이(덮개 위 화면)'라고 말할 수 있다. 전작 대비 60% 커진 6.2인치에 카메라 구멍을 제외한 부분을 화면으로 꽉 채운 인피니티-O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전작의 경우 4.6인치 디스플레이로 덮개를 꽉 채우지도 않았을 뿐더러, 활용성 또한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커버 디스플레이의 쓰임새는 전작엔 단순히 알림 확인용이었지만 이제 단독 사용도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폭이 전작 대비 5mm정도 늘어 옆 키를 누르기 일쑤인 쿼티형 키보드를 사용하기도 무리가 없었다. 성인 여성치고 손이 큰 편인데도 말이다. 다만 손이 큰 남성의 경우에는 조작이 다소 어려울 수 있을 듯 했다.
메인 디스플레이(폴더를 펼쳤을 때 화면) 역시 7.3인치에서 7.6인치로 전작보다 커졌다. 하지만 메인 화면 역시 노치(카메라 등 설치 때문에 화면이 나오지 않는 부분)를 없애고 카메라 홀만 남긴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차이가 크게 느껴진다.
메인 디스플레이도 카메라 홀만 남기고 화면으로 채워지면서 전작 대비 베젤이 줄었다. 다만 카메라 구멍은 갤럭시노트20에 비해 큰 느낌이었다./사진=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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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젤(테두리)은 최대 27% 얇아져 폰을 펼쳤을 때 태블릿을 사용하는 느낌을 받았다. 1초 동안 디스플레이가 화면에 프레임을 나타내는 횟수인 주사율도 최대 120Hz(헤르츠)로 개선돼 화면 전환도 부드러워졌다.
갤럭시 Z 폴드 2는 폴더블폰답게 주름이 있다. 특정 각도에서는 유독 심해보이지만 오래 사용하면 크게 신경 쓰이진 않았다. /사진=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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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내 지문인식센서가 있는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과 달리 갤럭시 Z 폴드2는 제품 우측에 지문인식 센서가 있다. 전작의 경우 볼륨키, 빅스비 키, 지문인식센서 순으로 배열돼 있었지만 이번 제품에는 빅스비 키와 지문인식센서를 결합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작에 이어 이번에도 외장 메모리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갤럭시 폴드의 경우 512GB였기 때문에 사용자들이 외장 메모리의 필요성을 크게 못 느꼈을 수 있지만, Z 폴드 2는 256GB다. 많은 용량을 필요로하는 이들에게는 꽤 아쉬운 지점이다.
갤럭시 Z 폴드 2 옆면. 전작에 비해 카메라는 더 튀어나왔지만 얇아졌다. /사진=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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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해진 힌지, '플렉스' 기능까지
1mm도 안 되는 공간에 섬세하게 컷팅된 나일론 섬유가 들어가 외부 이물질과 먼지 유입을 막아준다. 플립 제품에 비해 더 넓고 커진만큼 스위퍼 구조도 보다 작고 정교해졌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갤럭시 Z 폴드 2 캠 구조 설명.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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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CAM) 구조에 기반한 '하이드어웨이(Hideaway)' 힌지(hindge·경첩) 기술도 더해졌다. 사용자가 원하는 각도로 자유롭게 세워둘 수 있는 '플렉스 모드'가 가능해졌다는 얘기다. 캠은 두 개의 경사면 사이에 평면이 있는 형상을 뜻하는데, 경사면끼리 만나는 구간에서는 기기의 열림과 닫힘이 유지되고, 평면이 만나는 구간에서는 꺾어 세워두는 플렉스 모드가 구현된다.
기기가 닫히려는 힘을 캠 구조의 힌지를 함께 적용해 전력을 감소시키면서도 안정적으로 폰을 접고 펼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실제 사용해보니 플렉스 모드의 활용도는 매우 높았다. 주 화면에서 사용하던 앱을 접었을 때 덮개 화면에서도 사용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 폰을 완전히 접은 상태, 절반만 펼친 상태, 완전히 펼친 상태의 세 가지 모드를 끊김 없이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유튜브 동영상을 내가 원하는 각도에서, 원하는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커버 디스플레이와 메인 디스플레이의 연결도 빠르다. /사진=백유진 기자 |
특히 커버 디스플레이의 사용성이 높아지면서 플렉스 모드를 더욱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게 됐다. 유튜브 영상 시청도 가능해졌기 때문에 폰을 접은 채로 영상 시청도 할 수 있다. 원하는 각도로 조절도 된다. 그러다 스마트폰을 펼치면 그대로 이어서 동일한 영상을 볼 수 있다. 폰을 세워둘 정도로 펼치면 상단에서는 영상이, 하단에서는 메뉴가 나오고 완전히 펼치면 풀 스크린 영상이 나온다.
다만 갤럭시 Z 폴드 2를 접은 상태로 커버 디스플레이로 영상을 보는 데는 약간의 문제가 있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 모양)' 때문이다. 후면 카메라가 뒷면에 튀어나와 폰이 바닥에 완전히 밀착되지 않는다. 흔들림은 케이스를 끼우면 어느 정도 해결될 듯 하다. 현재 플렉스 모드를 지원하는 앱은 비디오 플레이어, 유튜브, 카메라, 인터넷, 갤러리, 구글 듀오(영상통화), 캘린더 등이다.
갤럭시노트20 울트라에 비해 카툭튀는 덜한 편이지만 내려놓았을 때 흔들거림은 체감상 비슷했다. /사진=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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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퇴했지만 편리한 카메라
'카툭튀'가 도드라진 것에 비해 카메라 기능은 실망스러웠다. 갤럭시 Z 폴드2는 1200만 화소 초광각·광각·망원 후면 카메라를 탑재했는데, 이는 전작보다 후퇴한 수준이다. 1세대의 경우 1600만 화소 초광각, 1200만 화소 듀얼픽셀·망원 카메라가 있었다. 전면 카메라도 2개에서 1개로 줄었다. 최신작인 갤럭시노트20가 6400만 화소, 갤럭시 노트20 울트라가 1억800만 화소 카메라를 탑재한 것과도 확실히 차이가 난다.
가로든 세로든 세워놓고 사진을 찍기 편했다. 폰을 살짝 접으면 한쪽 화면에서 갤러리 사진 미리보기도 가능하다. 내가 찍어놓은 사진을 보면서 이와는 다른 각도의 사진을 연출할 수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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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성능이 떨어졌지만 사용하기는 편했다. 스마트폰을 접은 상태에서 바닥에 내려놓고 사진 촬영이 가능한 것은 물론, '퀵뷰' 기능을 통해 사진을 찍으면서 최근 촬영한 사진을 확인할 수도 있었다.
커버 디스플레이를 미리보기 화면으로 활용하는 '듀얼 프리뷰' 기능도 쓸만했다. 카메라 앱의 좌측 상단 아이콘을 누르면 커버 화면을 켜고 끄는 게 가능했다. 듀얼 프리뷰 기능을 활성화하면 사진을 찍히는 인물도 커버 디스플레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면서 표정과 자세 등을 바꿀 수 있어 유용해보였다.
이를 활용하면 10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보다 좋은 후면 카메라로 셀피를 찍는 것도 가능하다. 커버 디스플레이로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후면 카메라로 촬영하는 방식이다. 조금 더 선명하게 나온다는 장점은 있지만 제품을 펼친 상태에서 사진을 찍는 동작이 쉽지만은 않았다. 무게가 282g으로 전작보다 늘어난 데다 태블릿 수준으로 큰 폰을 한 손으로 들고 찍기에는 다소 무리였다.
커버 디스플레이로 내 모습을 보면서 후면 카메라로 사진을 찍을 때는 두 손이 필수다. 잘 안 보이지만 손가락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다./사진=백유진 기자 |
◇7.6인치 대화면으로 '멀티플레이'
대화면을 활용할 수 있는 기능도 늘었다. 폴더블폰, 특히 갤럭시 폴드 라인을 태블릿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감안한 개선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한국·미국의 갤럭시 폴드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해 갤럭시 폴드의 대화면이 스마트폰 사용 패턴에 영향을 준 것을 확인했다. 일반 스마트폰의 경우 두 앱을 동시에 사용하는 사용자의 비율이 4%에 그쳤지만 갤럭시 폴드는 34%에 달했다. 다른 기종에 비해 갤럭시 폴드에서 멀티 윈도우 사용 빈도가 월등히 높은 것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의 실제 목소리를 반영해 '멀티 액티브 윈도우' 기능을 개선했다. 멀티 액티브 윈도우는 사용자가 원하는대로 화면을 수평 혹은 수직, 2분할 혹은 3분할로 나눠 여러 앱을 동시에 실행하는 기능이다.
앱 페어 기능을 활용해 엣지 패널에 '메시지-갤러리'유튜브' 조합을 저장해 그대로 불러왔다. 앱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원하는 위치와 크기로 화면을 조정할 수 있다. /사진=백유진 기자 |
갤럭시 Z 폴드 2는 이전에 비해 레이아웃(화면 배치) 조정이 쉬워졌을 뿐만 아니라 동일한 앱을 2개의 창에 동시에 실행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화면 우측 가장자리에 있는 패널을 옆으로 밀면 동시 실행이 가능한 앱이 뜨는데, 이 앱 아이콘을 끌어당기면 화면이 나뉘면서 동시 실행된다. 3개 앱까지 동시 실행이 가능하고 사이즈 조절이나 배치 변경도 간단하다. 자주 사용하는 조합이라면 '앱 페어' 기능을 활용해 레이아웃을 저장했다가 그대로 불러올 수도 있다.
동시에 사용하는 앱 사이에서 직관적으로 정보를 이동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갤러리와 문자 기능을 동시에 켜놓은 상태라면 갤러리의 이미지를 끌고와 메시지 창에 그대로 붙여넣을 수 있다.
멀티 액티브 윈도우로 3개 앱을 동시에 켜놓을 때 각각의 앱을 따로 캡처하는 '분할 스크린 캡처' 기능도 처음으로 지원한다. 3개 앱을 동시 실행 후 화면을 캡처하면 하단에 각각의 이미지가 뜨는데 이 중 원하는 이미지를 선택하면 저장 혹은 공유가 가능하다.
인터넷과 갤러리, 유튜브를 실행한 상태에서 캡처를 한 후 하단에 뜬 캡처 화면 중 유튜브를 선택해 저장했더니 갤러리에서 바로 확인이 가능했다./사진=백유진 기자 |
7.6인치의 주 화면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 스마트폰과 다른 레이아웃을 적용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일반 스마트폰에 비해 화면이 크기 때문에 기존 레이아웃에서는 화면에 빈 공간이 많다. 하지만 대화면 레이 아웃을 선택하면 좌우 두 개로 나뉜 화면을 통해 더 많은 내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한 화면에서는 문자 목록을 보고, 다른 화면에서는 문자 내용을 보는 식이다. 다만 이는 아직 삼성 기본 앱과 파워포인트, 워드, 엑셀 등 MS 오피스 앱에서만 적용된다는 한계가 있다.
◇폴드·노트 덕에 IM 부문 '생기'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2에 사활을 건 모양새다. 갤럭시 폴드를 사용하던 고객이 제품 반납 후 Z 폴드 2를 구매하면 100만원을 할인해주는 '특별 보상 프로그램'이라는 파격 혜택도 꺼냈다. 일반 스마트폰 사용자들도 사용하던 폰을 반납하면 이동통신사 중고매입가의 최대 2배까지 보상해준다. '폴더블'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초반 분위기도 좋다. 업계에 따르면 갤럭시 Z 폴드 2의 국내 초도 물량은 1만대 수준으로 전작 대비 3배 이상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갤럭시 Z 폴드 2의 글로벌 판매량을 전작 추정치보다 10만대 많은 50만대 수준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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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분위기는 3분기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부문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은 2018년 1분기 이후 최고 실적이 예상된다"며 "갤럭시 Z 폴드 2 등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속 중가형 제품의 매출 증가에 따라 전체 수익성이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4분기 계절적 요인으로 판매량과 수익성이 둔화되겠지만, 폴더블폰 비중 확대 및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 증가로 내년까지 수익성 호조가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2011년 '갤럭시 노트'로 대화면 스마트폰 시대를 연 이후 지난해 폴더블이라는 첫 새로운 폼팩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Z 시리즈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폴더블폰은 노트를 대체할 폼팩터로 꼽히는 만큼 시장의 기대도 상당하다. 향후 IM 실적을 책임질 메인 제품이 될 수도 있다. 갤럭시 Z 폴드 2는 폴더블폰 대중화 시대의 첫 장을 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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