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갓’ 공개현장서 처벌 요구했던 20대…n번방 공범 ‘트럼피’였다

대구지법 서부지원, 25세 A씨 징역2년 등 선고

상품권 등 받고 ‘n번방’ 접속 링크 전송한 혐의

지난 5월 18일 경북 안동경찰서 앞에서 텔레그램 n번방 원조 격인 '갓갓' 문형욱이 검찰로 송치되는 현장에서 '트럼피' A씨가 현장에 나타나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김정석기자

스마트폰 메신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다량의 음란물을 유포하고 ‘n번방’ 접속 링크를 전송한 20대에게 징역 2년이 선고됐다. ‘n번방’은 아동·청소년 음란물이 다량 전시된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들을 말한다.

대구지법 서부지원은 10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음란물 제작·배포 등)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A씨(25)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또 성폭력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기관 10년간 취업 제한과 추징금 3만850원 등 처분을 내렸다.

A씨는 텔레그램에 단체 대화방을 개설·운영하면서 회원들에게 음란물을 배포하거나 인터넷 상품권 등 대가를 받고 n번방 접속 링크를 전송한 혐의로 기소됐다. 텔레그램 아이디 ‘트럼피’를 사용한 A씨는 대구 지역 대학교에 재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배포한 음란물 중 일부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 착취 영상이 포함돼 얼굴, 신체 부위 등이 드러나 당사자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야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배포한 음란물 규모와 내용에 비춰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성 착취물을 공유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운영자로 경찰에 구속된 '갓갓' 문형욱(24·대학생)이 5월 18일 오후 검찰로 송치되기 전 경북 안동시 안동경찰서를 나서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피고인이 성 착취물을 직접 제작하거나 참여한 것은 아니지만 음란물을 배포한 행위는 음란물 이용자의 성 인식을 심각하게 왜곡시킨다”며 “범행을 모두 인정한 점, 재범하지 않겠다고 다짐한 점, 수사기관에 n번방 수사와 관련해 적극 협조한 점 등을 종합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지난 5월 18일 경북 안동시 안동경찰서에서 n번방을 처음 만든 ‘갓갓’ 문형욱(24)이 검찰로 송치되는 현장에 나타나 문형욱을 향해 고함을 치며 강력한 처벌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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