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반으로 치닫는 라임 공판…검찰, 부실 펀드 판매자에게 12년 구형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 임모 씨. [뉴스1]

국내 최대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이 불법행위에 연루됐다는 의혹인 이른바 ‘라임 사태’ 관련 인물 공판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검찰이 부실 펀드 상품 판매자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고, 라임자산운용의 돈줄이라는 의혹을 받는 스타모빌리티의 대표이사에 대한 첫 공판도 열렸다.

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 신혁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임모 전 신한금융투자 본부장에게 징역 12년과 벌금 3억원을 구형했다. 임씨는 코스닥 상장사(리드)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해주는 대가로, 거액의 수수료를 받고 라임자산운용의 부실 펀드 상품을 판매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기소됐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본사 로비. [뉴스1]

검찰에 따르면 임씨는 리드의 전환사채(50억원)를 신한금융투자가 인수하는 대가로 김정수 리드 회장에게 1억6000여만원을 받은 혐의다. 또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가 부실하다는 사실을 알고도 신한금융투자를 통해 480억여원 규모의 펀드 상품을 판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날 임씨에 대해 “사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업무상 지위를 사사로이 이용해 금융질서를 교란하고 책임을 전가했다”며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두가지 혐의에 대해 임씨 측 변호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정수 회장에게 수수료를 달라고 한 적이 없고, 펀드를 판매한 대금을 운용하는 것도 운용사의 고유 권한이었다”라는 주장이다. 임씨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5일 열린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정치권을 연결해줬다는 의혹을 받는 스타모빌리티 이 모 대표. [연합뉴스]

아울러 이날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환승)는 이모 스타모빌리티 대표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이 대표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증거은닉교사·변호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7월 구속기소됐다.

이날 공판에서 이모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씨 측 변호인은 “검찰이 제기한 혐의에 모두 법리적 문제가 있고 공소 내용도 사실과 다르다”라고 주장했다.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이씨는 스타모빌리티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라임자산운용에서 받은 전환사채 대금(195억원)을 용도와 다르게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 “라임자산운용에 대한 비판적 기사가 보도되자, 이씨는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만나 금융감독원 감사를 무마한다는 용도로 현금 5000만원이 든 쇼핑백을 김봉현 회장에게 받았다”고 공소요지를 설명했다.

반면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김봉현 회장에게 현금 5000만원을 받은 적이 없고, 이를 청와대 수석에게 준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또 “이씨가 자신의 회사(스타모빌리티)를 위해 청와대 수석을 만났기 때문에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성립하지 않고, 회사 운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횡령 혐의도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봉현 회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 이씨의 다음 공판은 다음달 8일 열린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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