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다이너마이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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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유 노 케이팝?”
2014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할리우드 마담투소 박물관 앞에서 방탄소년단(BTS)의 지민과 뷔, 정국은 직접 만든 전단을 나눠주며 호객을 했다. 미 웨스트 할리우드에 있는 공연장 ‘트루바두르’에서 여는 무료 공연에 관객 400명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이들이 누군지 아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5년 뒤, 이 일곱 소년은 LA 동쪽에 위치한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무려 12만 관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대규모 공연을 펼친다. 2018년엔 한국 가수 최초로 미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오른 데 이어 2020년 전 세계 뮤지션들의 꿈이라 불리는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을 밟았다.
숫자로 보는 방탄소년단 |
◇빌보드 정상에 오른 보이 그룹
BTS는 원래 국내 시장을 겨냥해 만든 힙합 그룹이다. 데뷔 직후엔 반응이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기본기는 탄탄했다. 미국 힙합 가수 워런 지가 “랩 잘한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BTS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건 3집 ‘화양연화’부터다. 빅히트 관계자는 “2집 출시 후 반응이 예상보다 안 좋자 소속사 내 위기의식이 팽배했다”고 말했다. 독기가 오른 상태에서 BTS는 자신들의 이야기를 담아 작사·작곡에 참여했다. 뮤지션으로서 역량을 높이고, 아이돌 색채는 강화했다. 국내에선 ‘아이 니드 유’가 1위, 국외에선 ‘쩔어’가 더 먼저 반응이 왔다.
당시 빅히트가 대형 소속사가 아닌 ‘언더도그’라는 것은 해외 시장을 겨냥하는 데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했다. 방송 출연을 마음껏 하지 못했던 BTS는 유튜브 등을 활용해 자신들의 콘텐츠를 올렸다. 그리고 이걸 팬들이 재가공하도록 용인했고, 이 영상들은 화제가 됐다. 유튜브 관계자는 “유튜브가 방탄소년단의 팬층을 키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전 세계를 아우르며 가장 강력한 팬덤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미(ARMY)의 시작이다.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갑작스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차근차근 도장 깨기 식으로 인기를 쌓아왔다.
2016년 ‘불타오르네’와 ‘피 땀 눈물’ 활동으로 전 세계 팬덤이 크게 형성되었고, 이후 2017년 봄날·DNA를 통해 국내외 최정상 아이돌의 입지를 굳혔다. 2018년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로 ‘빌보드 앨범 차트’ 국내 가수 최초 1위를 기록했다. 그 외 국내 가수 최초 미국 4대 시상식 참석, 유엔 총회 연설 등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이제는 그래미다!
‘다이너마이트’는 지난달 21일 발매된 디지털 싱글이다. 경쾌한 분위기의 디스코 팝 장르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시도한 영어 곡이다. 정민재 대중음악 평론가는 “팀이 기존에 갖고 있던 히트 잠재력이 영미 트렌드에 어울리는 음악과 영어 가사를 통해 충분히 발휘됐다”고 말했다.
외신들도 BTS가 미국 등 영어권 가수들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던 빌보드 싱글 차트에서 1위에 오른 것에 주목했다.
BTS의 ‘핫 100’ 1위 데뷔를 알린 음악 전문 잡지 빌보드는 트위터를 통해 “BTS의 ‘다이너마이트’가 폭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로이터통신은 “K팝 밴드 BTS가 정상에 오르며 으르렁거리고 있다”고 보도했고, 프랑스 AFP는 “BTS가 30일 ‘MTV 비디오 뮤직 어워즈’에서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미국 헤비급 선수들을 제치고 ‘베스트 팝’을 수상한 데 이어 또 다른 이정표를 세웠다”고 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BTS의 ‘다이너마이트’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에 희망적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했고, 포브스지는 “BTS는 팝 수퍼스타로서 마지막 경계를 뛰어넘었다. 서양 청취자들이 비서구권 아티스트를 바라보는 방식과 관련해 패러다임의 전환과도 같다”고 썼다.
해외 팝스타들도 BTS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팝스타 ‘더 위켄드’는 트위터에 “대단히 멋지다. 아시아 아티스트들에게 대단히 큰 성과다. 큰 축하를 보낸다”고 썼다. ‘조나스 브러더스’는 “(1위) 클럽 합류를 환영한다. 소년들!”이라는 축하 트윗을 날렸다.
앞으로 남은 건 그래미 어워즈 후보 진출이다. 빌보드는 31일 차기 그래미 어워즈 후보 가능성이 있는 아티스트 18팀 중 하나로 BTS를 꼽으며 ‘온' 또는 ‘다이너마이트’가 후보에 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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