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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지난해보다 회원 수가 절반으로 줄었는데 이젠 그마저도 운영을 못 하니 어떡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기존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조치, 즉 ’2.5단계‘가 시행된 30일, 영업 중단 대상인 서울 한 헬스장은 사람은 한 명도 없이 운동 기구만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이미 정부가 영업 중단을 발표한 28일부터 이 헬스장에는 환불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헬스장은 일단 급한 불을 끄기 위해 회원들에게 운영중단 기간만큼 날짜를 늘려주겠다고 설득하고 있다. 이 헬스장 관계자는 “운영중단이 길어지면 손해는 계속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답답해했다.
야간(오후 9시~오전 5시) 영업이 금지된 수도권 술집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 건대입구역 인근 한 술집 주인 전모 씨(58)는 “일단 식재료를 싹 다 버리게 됐다”며 “일주일만 문을 닫아도 생계에 위협이 된다. 아르바이트라도 하고 싶지만 요새는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의 방역 ’배수진‘이 30일 시행된 가운데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은 불가피한 조치라는 걸 이해하면서도 올해 상반기(1~6월)에 이어 다시 생존의 기로에 내몰리게 됐다고 불안해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달 13~27일 중소기업 31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9월 중소기업경기전망지수(SBHI)는 67.9로 전월보다 3 하락했다. 올해 5월(60) 2014년 2월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고 휴가철 소비 심리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3개월 연속 올랐던 지수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위기감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것. SBHI는 100 이상이면 다음 달 경기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기업이 더 많다는 뜻이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당초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이달 16일 전에 조사한 9월 SBHI는 75.8로 전월보다 4.9 상승했지만 이달 16일 이후 재조사한 결과 67.9로 뚝 떨어졌다. 특히 올해 9월 SBHI는 소비가 몰리는 추석 연휴 덕분에 평소보다 경기전망이 좋은 9월 지수로는 역대 가장 최처지다. 코로나19로 추석 특수마저 기대하기 어려워진 셈이다.
가장 충격이 큰 업종은 음식점, 카페, 학원 등 집합금지 조치가 내려진 생활밀접 업종들이었다. 숙박 및 음식점업의 9월 SBHI는 53.3으로 전월(70.4)보다 17.1 감소하며 32개 세부업종 중 가장 하락폭이 컸다. 교육서비스업(72.1→60.1), 예술·스포츠 및 여가관련 서비스업(77.3→68.4)도 전월보다 지수가 급락했다.
제조업 SBHI는 전월보다 3.2 오른 75.1로 4개월 연속 상승했지만 낙관적인 상황은 결코 아니다. 경기 충격이 즉각적인 서비스업과 달리 제조업에선 그 충격이 통상 2개월 이후부터 나타나기 때문이다. 월간 생산능력 대비 실제 생산한 비율로 중소 제조업체 실적을 가늠하는 지표인 평균 가동률은 올해 2~7월 6개월 연속 70%를 밑돌고 있다. 평균 가동률이 6개월간 70% 미만인 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추문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사회보험료 납부유예나 고용유지지원금 90% 지원 등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 상당수가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끝난다”며 “이를 연장하고 자금을 추가 지원해 기업들이 사람을 자르기 않고 버틸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
김태성 기자 kts57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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