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종준 라임자산운용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에서 라임자산 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하기에 앞서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
우리은행 등 라임펀드 판매사들이 2018년 11월 이후 판매한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원금을 투자자에게 전액 반환하라는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 권고를 수용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상품 분쟁조정 사례 가운데 판매사가 투자원금 전부를 되돌려 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는 27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고 분조위 권고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법률 검토 등을 면밀히 진행하였으며, 소비자 보호와 신뢰회복 차원 및 금융시장의 안정을 위해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도 “검찰수사와 형사 재판 등 법적 절차가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투자자보호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분조위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분쟁조정 결정에 법리적으로 이견이 있고 분쟁조정결정의 수락이 자본시장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도 우려된다”면서도 “지난 5월 라임펀드 선보상 시 고객과 합의한 분조위 조정 결과를 반영해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수락을 결정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라임자산운용 등에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도 밝혔다. 하나은행은 “금감원 조사 결과 자산운용사인 라임 및 증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라임 무역금융펀드의 부실을 은폐하고 판매한 것으로 밝혀졌고, 형법상 사기 혐의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관련 회사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구상권 및 손해배상청구 등의 법적 대응을 할 예정”이라고 덧붙였고 미래에셋대우도 “손해배상청구소송을 통해 구상권을 행사하는 등 적절한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미래에셋대우, 신한금융투자가 반환하는 투자원금 규모는 각각 650억원, 364억원, 91억원, 425억원에 이른다.
판매사들이 “고객 보호를 위한 대승적 결정”을 했다고 강조하지만, 분조위 권고를 수용한 것은 법률 전문가에게 검토를 의뢰한 결과 이번 조정 건을 법정으로 가져가도 승소하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 나왔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쪽은 조정안을 두고 여러차례 충분한 법적 검토를 거쳤다고 자신한 바 있다. 앞서 지난달 1일 분조위는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 펀드에 대해 우리은행·하나은행·미래에셋대우증권·신한금융투자 등 판매사들이 투자자에게 계약취소를 통해 투자원금을 돌려주라고 결정한 바 있다. 분조위 결정은 권고이고 강제력이 없어, 금융사들이 이를 수용할지 그동안 관심이 집중됐었다.
하나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라임 무역펀드 외 디스커버리펀드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에 대한 추가적인 소비자 보호 조처 방안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디스커버리펀드 투자자와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투자자에게 각각 50%와 70%의 선지급금을 주고, 앞으로 펀드가 정산되는 시점에 최종 정산을 하겠다고 했다.
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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