샴페인 가격 하락 막기 위해 포도수확량 일부 폐기 합의
지난 3일 샹파뉴 볼랭저(Champagne Bollinger) 샴페인 하우스에서 다가올 수확을 위해 발효통을 씻어 준비해 놓은 모습, © 뉴스1=정경화 통신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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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르노블=뉴스1) 정경화 통신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여름 휴가 시즌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호텔과 외식 업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프랑스 샴페인 지역 포도재배 농민들도 샴페인 과잉 생산을 줄이고자 포도 수확량의 일부를 버려야만 하는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이번 포도수확으로 균형이 잘 잡힌 밀레짐(Millésime:특별히 작황이 좋은 해에만 만드는 샴페인으로 특정한 생산연도가 표기돼 있다) 샴페인이 생산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샴페인 생산의 주요 도시인 에페르네에서 이번 달 중순에 포도수확을 시작한 포도재배 농민 크리스토프 디아가 한 말이다. 그는 이번 수확에 대한 기대와는 달리 포도수확량의 20%를 그대로 버려야만 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포도밭으로 둘러싸인 샴페인으로 유명한 마을 애(Ay) 모습 © 뉴스1=정경화 통신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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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현지시간) 샴페인 하우스(샴페인을 생산하는 회사) 연합과 포도재배 농민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자 장기적 경제 불황에 대비해 지난 해보다 22% 낮은 헥타르당 최대 8000㎏의 포도를 수확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로 올해 수확되지 않는 포도는 헥타르당 약 1000㎏이다. 양측이 어렵게 최종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몇 주의 시간이 걸렸다. 농민들은 올해 품질 좋은 포도를 조금 더 많이 생산해 이득을 얻기를 원했지만, 샴페인 하우스 연합 측은 샴페인 가격 유지를 위해 포도 생산량 감소에 압력을 넣었다.
그동안 코로나 사태로 샴페인 하우스들은 고급 레스토랑이나 호텔이 장기간 폐점하고, 결혼식들도 줄줄이 취소되자 지하 저장실에 샴페인이 고스란히 쌓여 있을 정도로 판매 부진을 겪어 왔다. 그뿐만 아니라 매달 샴페인 지하 저장실을 방문해 생산의 10%를 구매하던 1만 5000명의 관광객들의 발걸음도 끊겨 버렸다.
샴페인 하우스 연합 측은 이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된 이유도 과잉생산으로 드는 저장 비용을 최대한으로 줄여서 지출에 주의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 샴페인 명가 '듀발 르로아(Duval Leroy)' 경영자 쥴리앙 듀발 르로아는 "지난 상반기 판매 감소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샴페인 판매의 40%가 이루어지는 9~12월 동안 코로나 재확산으로 새로운 제재나 규제가 생길까봐 걱정"이라며 프랑스 방송 BFM을 통해 말했었다.
그는 그렇다고 해외 수출 사정도 국내 수요보다 낫지는 않다며 한탄했다. 이어 "보통 샴페인 전체 판매의 50%가 해외로 판매되지만, 에어프랑스 등 항공사들의 비행편 연기로 해외 주문을 늦출 수밖에 없다"며 이 시기가 어렵다며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다고 말했다.
올해 8월 초 에페르네 도시의 유명한 샴페인 하우스와 부티크로 즐비한 샴페인 거리(Avenue de Champage) 테라스에는 동양인 관광객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영국, 벨기에나 네덜란드에서 온 여행객들만 몇 개의 테이블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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