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 시설 84% 폐쇄…원유 생산량 일 평균 160만 배럴↓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다수 미국 에너지 기업들이 허리케인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원유 공급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부각, 이틀 연속 국제 유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하기 전인 지난 3월 초 수준을 회복한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10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7%(0.73달러) 뛴 43.35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1.6%(0.73달러) 오른 45.86달러에 체결됐다. 두 유종 모두 종가 기준으로 올해 3월 5일 이후 약 6개월 만의 최고치다.
미국 에너지 업체들은 멕시코만에 이른바 쌍둥이 허리케인의 상륙이 예보되자, 해당 지역 내 원유 생산ㆍ정제 설비의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마르코는 열대성 폭풍으로 격하됐으나, 허리케인 로라가 2005년 카트리나와 맞먹는 세력을 갖추고 이번 주 미국에 북상할 것으로 관측됐다. 미 국립 허리케인 센터에 따르면, 로라는 185km/s의 풍속으로 다음 날인 26일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의 경계에 있는 해안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대 원유 시설 84%가 문을 닫으면서, 원유 생산량은 하루 평균 160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미 내무부가 밝혔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이번 원유 시설 폐쇄 비중은 15년 전 카트리나 때의 90%에 달한다.
이 같은 허리케인의 영향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 업체 리스태드에너지의 원유 시장 책임자인 조르나르 통하겐은 "전반적으로는 허리케인이 이번 주 원유 공급을 제한하겠으나, 시장은 곧 코로나19라는 가장 큰 허리케인에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라 언급했다.
한편, 미중 1단계 무역 합의 관련 안도감이 형성된 점도 유가의 상승 재료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중국은 전날인 24일 고위급 회담에서 합의 이행의 원칙을 다시 확인했다.
앞서 중국이 미국산 수입 비중을 맞추기 위해 최근 미국산 원유의 수입을 대폭 늘렸다는 소식도 나온 바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국영 석유 회사가 8~9월에 최소 2000만 배럴 이상의 미국 원유를 싣기 위해 유조선을 잠정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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