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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박원순 서울시장 측근들, 성추행 피해자의 인사이동 요청 없었다더니…피해자 측, 텔레그램 대화 공개하며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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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019년 시 관계자들

“1월에는 꼭 보내드리겠다”

“이번엔 꼭 탈출하시기를”

지속적 전보요청 증거 제시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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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피해자 측이 상사에게 인사이동을 요청하는 내용의 텔레그램 대화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성추행 방조·묵인 혐의를 부인하는 서울시 비서실 관계자들을 반박하는 취지에서 나온 것이다.

피해자 A씨를 지원하는 한국성폭력상담소·한국여성의전화와 변호인단은 17일 입장문을 내고 “서울시 관계자들의 증거인멸과 역대 비서실장들이 나서서 언론 발표를 하며 선한 증언자의 증언을 가로막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피해자 측은 “피해자의 지금까지 주장은 전부 사실에 기초한 것”이라며 텔레그램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

2017년 6월15일 대화(사진)를 보면 A씨는 담당 과장과 면담을 마친 후 “줌님(주임님), 과장님과 말씀 나눴는데 1월까지는 있게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A씨 상사는 “저는 대환영입니다만, 1월엔 꼭 원하는 곳 보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맘 추스르시고 화이팅”이라고 답했다.

2017년 10월25일 대화에서는 A씨가 “주임님, 저 나가는 거 과장님께서 비서실장님께 말씀드리셔서 워크샵에서 실장님께서 남아주면 좋겠다고 하신 상태라 고민”이라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이를 근거로 “비서실장이 피해자에게 전보하지 말고 남아달라고 직접 말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당시 전보요청 거부로 A씨는 2019년 7월까지 시장실 근무를 사실상 강요당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 6월28일엔 한 서울시 관계자가 피해자에게 “이번엔 꼭 탈출하실 수 있기를”이라는 응원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씨 측은 “ ‘이번엔’ ‘꼭’ ‘탈출’이라는 문장을 통해 피해자가 지속적으로 인사이동을 요청한 사실과 탈출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그동안 비서실 근무가 강요되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전보요청이 거부된 사실과 관련해 오성규 전 비서실장과 얽힌 일화도 공개했다.

피해자 측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1월 당시 오 실장은 인사검토보고서를 시장에게 보고했으나 시장은 피해자에 대한 전보요청을 불승인했다. 이후 오 실장은 시장실 밖으로 나와 인사담당 직원에게 ‘시장님 의중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란 말이야’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날 피해자 측 입장문은 오 전 실장이 피해자 측 주장을 반박하는 입장문을 낸 이후에 나왔다. 이날 박 전 시장의 성추행을 방조·묵인한 혐의로 경찰에 소환된 오 전 실장은 피해자 측의 피해호소나 전보요청 사실을 접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 전 실장은 “고소인 측은 합리적 의구심을 갖는 것도, 심지어는 모르고 침묵하는 것도 2차 가해라는 전체주의적 논리로 침묵을 강요한다”며 “피해자 중심주의가 전가의 보도가 되어 ‘사실의 인정은 증거에 의하여야 한다’는 증거재판주의를 일방적으로 무력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실장보다 앞선 지난 13일 소환된 김주명 서울시 평생교육진흥원장은 “성추행에 대한 피해호소를 들은 바가 없다”면서도 “당시 비서실장(2017년 3월~2018년 5월)으로서 책임질 일이 있으면 무겁게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 변호인단인 김재련 변호사는 이날 통화에서 “그들이 기본적 사실관계조차 부인하니까, 사실이 사실임을 밝혀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피해자 측은 지난달 28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직권조사를 요청하면서 피해 사실을 입증하는 증거 자료 30개를 함께 제출한 상태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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