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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이슈 로봇이 온다

[르포]3만4천평 부지를 주행하는 실외배송 로봇에게 음식을 서빙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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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달까지 2대 운영…내달 중순 실내 로봇도 고려

로봇 2대가 3만4000평 호텔 부지를 자유롭게 오가며 음식 서빙을 해준다. 곧 있으면 생맥주까지 따라준다고.

지난 12일 오후 김포공항 근처에 위치한 메이필드호텔 서울을 찾았다. 국내 호텔 중 최초로 '실외 배송로봇' 서비스를 받고 싶어서다. 실외 배송로봇은 여름 이벤트인 '썸머앳더테라스(Summer At the Terrace)' 기간 동안 8월 말까지 총 2대를 운행한다.

방화대로 쪽 입구에서부터 호텔 로비까지 걸어서 약 6분 걸었다. 무더운 날씨는 막상 호텔 안에 들어서니 눈 녹듯 사라졌다. 호텔의 긴 산책로와 야외 부대시설을 오가는 LG전자의 자율주행 로봇이 있었기 때문이다.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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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본관 옆으로 이어지는 로얄마일 테라스에 앉았다. 이 테라스 구역에는 인큐베이터 모양으로 생긴 로봇이 호텔 직원과 함께 치킨과 맥주 세트 등을 팔고 있었다. 맥주와 가벼운 안주를 주문하자 얼마 되지 않아 로봇이 움직였다. 앞쪽에 보조 바퀴를 달고 나타난 이 로봇은 성인 남성의 허벅지까지 오는 높이였다.

배송 로봇의 속력은 느렸지만 동작은 매우 부드러웠다. 게다가 외관이 모난 데가 없어 사람이 부딪혀도 전혀 해가 안 될 정도였다. 실제로 사람이 2~3m 가까지 다가가자 움직임을 멈췄다. 운행 중에는 전면부의 등이 초록빛이다가 운행을 마치면 빨간색으로 바뀌었다.

호텔 직원이 다가와 로봇 안에 담긴 메뉴를 꺼내주었다. 맥주의 시원함과 음식의 따뜻함이 적정하게 유지돼 전달됐다. 로봇에 뚜껑이 달린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음식을 다 먹으면 직원이 와이파이를 통해 작동시킨 로봇이 다시 와서 빈 접시를 가져갔다. 음식을 먹는 재미와 보는 재미를 동시에 즐길 수 있었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코로나19가 만연한 시기에 언택트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이러한 배송 로봇을 차용했다. 호텔 측에 비대면 효과가 있는지 묻자 "현재 시범 운영 중이라 효과가 크다고는 볼 수 없으나 직원과 손님 사이의 접촉률을 비교해봤을 때 전에 비해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배송 로봇 도입은 호텔은 직원들의 잔업을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여 고객 중점 서비스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된다. 호텔 관계자는 "3만 4000평이나 되는 넓은 부지를 이동하며 직원들이 체력 소모를 하거나 다른 일을 못 하는 상황이 종종 있었는데 그것을 로봇이 대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이필드 호텔은 다음 달인 9월 중순엔 호텔 내부서 생맥주를 따르는 로봇도 들여올 예정이다.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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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서빙 로봇을 개발한 LG전자는 최근까지 안내로봇, 서브봇 등 실내용 로봇들을 선보여 왔지만 실외배송로봇을 내놓은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전자는 향후 호텔에서 실외배송, 식음료 서비스, 컨시어지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통합적인 호텔 로봇 솔루션을 제시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 개발팀은 "실외배송로봇에 대한 니즈가 증가하는 추세인 만큼 상용화 시점은 시장 및 제품 준비 상황을 보고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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