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약세 및 경제 지표 호조도 유가 상승 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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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원유 재고 급감 소식과 달러 약세에 힘입어 국제 유가가 1%대 상승했다. 4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5일(현지시간) 9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2%(0.49달러) 오른 42.1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1.7%(0.74달러) 뛴 45.17달러에 체결됐다.
미국 원유 재고가 2주째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원유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 에너지정보청(EIA)은 지난 한 주 동안 원유 재고가 약 737만 배럴 줄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기록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집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180만 배럴 감소를 전망한 바 있다. 재고량은 지난주 발표에서도 1000만 배럴 넘게 급감해 서프라이즈를 시현했다.
미 원유 재고는 앞서 발표된 미국석유협회(API)의 통계에서도 860만 배럴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약달러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점 또한 유가에 상승 동력을 제공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전날인 지난 4일 92.868까지 떨어진 데 이어 이날 92.727로 또 하락했다.
이날 나온 경제 지표들은 혼조세를 보였다.
ADP 전미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민간 부문 고용은 16만7000명 늘어나는 데 그쳤다. WSJ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100만명 증가를 한참 밑도는 수치다.
하지만 미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7월 서비스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는 전월 대비 1포인트 오른 58.1을 기록, 시장 전망치 55.0을 상회했다.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반 만의 최고치다. PMI의 경우, 기준선인 50을 넘으면 경기 확장 국면으로 판단한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6월 소매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1.3%, 전월 대비 5.7% 증가했다. 시장이 예상한 6.6% 증가에는 못 미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전인 올해 2월 수준을 회복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미국의 추가 경기 부양책에 대한 합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기대가 부상하는 모양새다.
미 행정부 및 공화당과 민주당은 여전히 실업 수당 규모 등을 두고 이견을 보이고 있으나, 이번 주까지 합의안을 도출해 다음 주 법안을 처리하는 일정에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양 측이 상대에 대한 비판을 주고 받는 등 협상 과정의 긴장은 여전히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편, 최근 이어진 유가의 상승세를 두고 아직 낙관은 이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독일 은행 코메르츠방크의 유진 웨인버그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 우려가 잠시 수그러들었지만, 시장에서 나타나는 유가에 대한 낙관론은 다소 과도하다"면서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산유량 확대와 여전한 원유 수요 약세는 유가의 추가 상승에 부정적인 요소"라고 분석했다.
박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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