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복마전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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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m 차이나의 반란..배후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암(Arm)이 조만간 매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최근 엔비디아가 인수합병과 관련된 협상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블룸버그는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하며 엔비디아가 Arm 인수협상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현재 최악의 자금난을 겪는 소프트뱅크는 4년 전 243억 파운드에 품었던 Arm을 매각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 사물인터넷 시장이 생각보다 만개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소프트뱅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Arm의 사물인터넷 사업 부분을 분리시킨 상태다. 그 연장선에서 초반 업계에서는 애플이 Arm을 인수할 것이라는 말이 나왔으나, 현재 엔비디아가 가장 의욕을 가지고 Arm 인수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등이 컨소시엄을 통해 Arm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말이 나왔으나 현 상황에서는 확인된 것이 없다. 이런 가운데 ‘Arm의 새주인은 누가 될 것인가’라는 화두가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서 중요하게 회자되는 중이다.
Arm 매각을 두고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최근 Arm의 중국법인이 본사에 대항해 사실상 쿠데타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실제로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영국의 Arm 본사는 중국법인의 CEO인 앨런 우를 해고하려고 했으나, 앨런 우는 이에 불복해 현재 독자적으로 회사를 경영하고 있다. 중국인이 대부분인 현지법인 직원들도 앨런 우를 ‘옹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지만, 이러한 쿠데타가 가능했던 이유는 몇 가지 있다는 말이 나온다.
먼저 소프트뱅크의 전략적 패착이다.
소프트뱅크가 영국의 Arm을 인수한 후 2018년 Arm 차이나를 설립했으나,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의 지분율이 51%가 되는 일이 벌어졌다. 물론 중국의 특성상 Arm이 중국 정부의 지분율 증가를 막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지만 이러한 상황이 소프트뱅크 전체의 실적에도 일부 악영향을 줬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중국’이라서 가능한 일이다. 중국 정부의 Arm 차이나 지분이 과반을 넘기는 상태에서 현지 직원들 200명이 중국 정부에 ‘쿠데타’의 명분을 강조하는 공개서한을 보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Arm 차이나의 독립에 중국 정부가 개입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은 반도체를 ‘산업의 쌀’로 부르며 강력한 반도체 굴기를 추진하고 있다. 시스템은 물론 최근에는 메모리 반도체까지 손을 뻗으며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Arm 차이나의 독립을 방종하며 사실상 지원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는 것 자체가, 중국의 파격적인 반도체 굴기의 단면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국 정부가 언제든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의 사업부를 잠식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특히 현지에 진출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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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분할 매각?
중국 정부가 영국의 Arm 차이나를 집어 삼키려는 가운데, 미국은 사기업을 내세워 중국의 플랫폼 기업을 집어 삼키려고 한다. 틱톡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틱톡이 중국 정부와 긴밀하게 유착하고 있으며, 이에 틱톡을 금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발표한 바 있다. 최근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 과정에서 유탄을 맞은 틱톡 입장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가 본사를 중국 베이징이 아닌 영국 런던으로 옮길 수 있다는 보도마저 나오는 가운데 중국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틱톡은 미국의 법률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미국이 국가 기관을 동원해 다른 나라 기업을 압박하는 일이 잦아졌다. 판도라의 상자를 열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로소프트(MS)가 틱톡의 북미 및 호주, 뉴질랜드 사업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내달 15일까지 관련 협상이 마무리될 전망이며 만약 인수합병 협상이 타결된다면, 이른바 틱톡 쪼개기는 현실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 하원이 청문회까지 열어 구글 및 페이스북, 아마존, 애플의 시장 독과점을 우려하는 한편 시장 독과점을 이유로 플랫폼 쪼개기에 나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으나 결과적으로 각 기업들의 ‘애국심’만 확인하는 선에서 모든 이슈가 흐지부지된 가운데, 오히려 애먼 틱톡이 쪼개기의 대상이 된 셈이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이 마저도 반대하며 틱톡의 전면금지를 주장했으나, 지금은 MS의 틱톡 일부 인수에 찬성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최진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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