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한국문화 알리는 단체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매년 '한류 웨이브' 축제 개최
"벨기에서도 한국문화 관심 점점 커져…축제 방문객도 더 많고, 다양해져"
벨기에의 대표적인 한류 관련 비영리단체인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 운영팀과 자원봉사자들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 레나 스헤이르스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브뤼셀=연합뉴스) 김정은 특파원 = "K팝은 단순한 음악 이상이에요. 팬들은 한 그룹의 멤버들이 소년에서 청년으로, 다시 어른으로 성숙해져 가는 것을 지켜볼 수 있고, 그 시간 동안 당신도 그들과 함께 성장합니다. 서로 연결돼 있다고 느끼죠."
벨기에의 대표적인 한류 관련 비영리단체인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의 공동 설립자인 레나 스헤이르스(33) 씨는 2일 이메일 인터뷰에서 팬으로서 K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저는 개성을 가진 모든 K팝 그룹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고유의 소리를 지니고, 실험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죠. 팬들은 그들이 입는 옷을 입고, 그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씁니다. 팬으로서 그들을 지원하기를 원하고, 그들이 성공하기를 바라죠."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 역시 처음에는 K팝에 대한 사랑을 공유하는 작은 행사를 열어보자는 생각으로 2015년 말 만든 것이다.
첫해 행사가 500명이 넘는 방문자를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자 이를 벨기에에서 한국 문화에 대해 알리는 연례행사로 확대해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됐다.
이렇게 해서 이 행사는 이제 벨기에에서 매년 열리는 최대 규모의 한국문화 축제 중 하나인 '한류 웨이브'(Hallyu Wave)로 성장했다. K팝 춤·노래 경연, 태권도 시범, 한복 체험, 한지 공예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해외문화홍보원, 주벨기에유럽연합 한국문화원과 협력해 개최된 지난해 '한류 웨이브'에는 거의 4천명이 찾았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 문화와 K팝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지난 몇 년간 행사를 하면서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매년 더 많은 사람이 찾고 있고, 방문자들도 다양해지고 있죠. 연령대로만 봐도 10대에서 80대까지 아우르고요. 다수는 K팝 때문에 오지만 전통문화나 음식을 경험하기 위해 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 운영팀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K-팝 벨기에 소사이어티' 운영팀 역시 스헤이르스씨를 비롯해 다양한 연령대와 배경을 지닌 K팝 팬 4명 등 5명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에 다니거나 직업이 있는 20대와 30대는 물론 60대 은퇴자도 있다. 스헤이르스씨는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벨기에에서 한국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어요. 한국에는 훌륭한 영화감독들이 있고, 탁월한 영화가 있죠. 각각의 뮤직비디오는 마치 한 편의 영화 같고요. 또 K팝 팬들이 전 세계적일 뿐 아니라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것도 점점 더 알려지고 있습니다."
스헤이르스씨는 12년 전 우연히 유튜브에서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 나온 그룹 슈퍼주니어 멤버들을 보고 처음 K팝을 알게 됐다. 그 이후로 슈퍼주니어의 팬이 됐고 그렇게 맺은 K팝과의 인연은 한국문화에 대한 사랑으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저는 여전히 슈퍼쥬니어의 팬입니다. 하지만 다른 많은 그룹의 음악을 듣는 것 역시 좋아해요. 방탄소년단(BTS)의 팬이기도 해서 이전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렸던 콘서트도 다녀왔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국내외에서 여러 콘서트가 잇따라 취소, 연기된 가운데 '한류 웨이브' 역시 올해는 행사를 취소해야 했다.
"우리의 축제는 K팝과 한국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즐길 수 있는 공간이죠. 한국에 직접 가지 않는 한 한국 문화를 경험하기 어려울 수 있거든요. 내년에는 축제를 다시 열어 벨기에에서 한류를 또 한 번 알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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