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코로나에 금융지주 순위 ‘지각변동’

신한, KB에 2분기 순이익 1위 내줘…농협, 우리 제치고 4위

[경향신문]

부실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코로나19 여파로 금융권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라임자산운용 펀드 및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사태와 코로나19 등에 따른 충당금에 발목이 잡힌 신한금융이 KB금융에 리딩금융 자리를 뺏겼고, 우리금융은 농협금융에 4위 자리를 내줬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이 발표한 올해 2분기 순이익은 5716억원으로, 지난 1분기(3387억원) 대비 68.8% 증가했다. 농협금융은 지난 1분기에 비해 유가증권, 외환·파생 분야의 뚜렷한 회복세가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지난 2분기 기준으로 부실 사모펀드 환매중단에 따른 배상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불확실성 등에 대비한 충당금 규모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금융지주들이 최근 공시한 지난 2분기 순이익을 보면 KB금융 9818억원, 신한금융 8732억원, 하나금융 6876억원, 농협금융 5716억원, 우리금융 1423억원 등이다.

업계 1위를 줄곧 지켜온 신한금융의 경우 자회사인 신한금융투자가 약 3800억원 규모로 판매한 DLS 펀드 관련 대손충당금으로 2분기에 1248억원을 쌓았고, 라임펀드 판매액의 3분의 1 수준인 769억원을 영업외비용에 반영했다. 신한금융은 여기에 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한 충당금도 1850억원 적립했다. 반면 DLS·라임 펀드 사태에서 비교적 비켜나 있는 KB금융은 코로나19에 따른 선제적인 충당금 2060억원만 이익에서 떼어놨다.

지난해 2분기(6110억원)에 비해 순이익이 76.7% 감소한 우리금융은 올 2분기에 DLS·라임 사태에 따른 비용 1600억원과 코로나19 관련 2375억원 등 대손충당금으로 3356억원을 잡았다. 반면 DLS·라임 사태와 무관한 농협금융은 코로나19 등 관련 충당금으로 2400억원을 적립했음에도 NH투자증권 순이익 2305억원을 앞세워 우리금융을 누르고 4위로 올라섰다.

안광호 기자 ahn7874@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