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2 (금)

이슈 故박원순 시장 성추행 의혹

박원순 피해자측 "성추행 방조한 서울시 조사에 참여 안해"(종합)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머니투데이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 기자회견장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 A씨 측이 2차 기자회견을 열었다. A씨 측은 박 전 시장의 강제 성추행과 서울시의 성추행 방조 혐의가 명백했다며 서울시가 꾸린 진상조사단의 조사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朴 강제 성추행, 서울시 방조 혐의 명백"



한국성폭력센터·한국여성의전화 등 피해자 지원단체와 피해자 변호인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는 22일 서울 모처에서 '서울시장에 의한 위력 성폭력 사건 2차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3일 은평구에서 열린 첫 번째 기자회견에 이은 두 번째 회견이다. 이번 기자회견에도 A씨는 참석하지 않았다.

지원단체 측은 먼저 박 전 시장의 강제 추행 혐의가 명백하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 의사에 반하는 신체적 접촉과 언어적 성적 괴롭힘이 지속됐고 피해자는 인사이동 시기마다 부서이동을 요청하고 인사담당자에게 고충을 호소했다"면서 "최근 대법원 판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본 사건은 업무상 위력추행에 해당함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명백하게 성추행을 방조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성고충을 인사 담당자에게 언급했고, 직장 동료에게 불편한 내용의 텔레그램 문자와 속옷사진을 보여주는 등의 고충을 호소했다"면서 "그러자 '남은 30년 공무원 생활 편하게 하도록 해 줄테니 다시 비서로 와달라', '몰라서 그래', '예뻐서 그랬겠지', '(인사이동관련) 시장에게 직접 허락받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가 성고충과 인사고충을 호소했음에도 성추행을 적극적으로 막거나, 전보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김 변호사는 이어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에게 인사이동 관련 허락을 받으라고 책임을 회피했다"면서 "결과적으로 피해자가 추행에 노출되도록 한 점이 인정된다면 추행방조혐의도 인정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민관합동조사단 협조 안 한다…대신 인권위에 진정"

아울러 지원단체 측은 서울시가 성추행 방조 주체라며 서울시가 꾸린 민관합동조사단 조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미경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은 "조사 대상인 서울시 공무원이 서울시 구성 조사단에게 사실을 명백히 말하기 어려운 구조"라면서 "피해자는 4년 넘는 기간 동안 성고충과 전보 요청을 20명 가까이 되는 전·현직 비서관 등에게 말했다"고 지적했다. 이중에는 더 높은 직급에 이같은 문제를 알려야 하는 인사 담당자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장은 이어 "서울시 자체 조사가 아니라 외부 국가기관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라면서 "공공기관 성희롱 등의 조사 및 구제 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가 긴급 조치, 직권조사, 진정 조사를 진행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원단체 측은 이르면 다음주 쯤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2차 가해, 박 전 시장 비호 목적…흔들리지 않겠다"



머니투데이

/사진=정한결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문제도 언급됐다.

송란희 한국여성의전화 사무처장은 피해자가 왜 4년간 침묵했냐는 2차 가해성 발언에 대해 "피해자는 소극적, 적극적 방식을 통해 (성추행을) 꾸준히 이야기해왔고, 부서 이동도 여러 차례 요구했다"면서 "4년간 이를 듣고도 제대로 응답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고 서울시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이 모든 비난은 피해자와 변호인, 지원단체 흠집내기를 통해 피해자의 입을 막고, 진실을 부정하고, 박 전 시장과 관련자들을 비호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 사무처장은 그러면서 "본 사건의 진실이 규명되어 피해자가 일상으로 안전하게 복귀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그 어떤 비난과 위협이 있다 해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지원단체 측은 이에 따라 추가 증거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구체적인 피해를 말하면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가 구체적인 내역을 제시하지 않으면 그것을 이유로 피해자를 비난하고 공격한다"면서 "이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피해자에 대한 책임전가이자 2차 피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의 증거 자료는 수사기관에 제출했다"면서 "추가로 확보되는 자료가 있을 경우 그 역시 마찬가지로 수사기관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피해자 A씨는 이 소장이 대독한 글을 통해 "본질이 아닌 문제에 대해서 논점을 흐리지 않고 밝혀진 진실에 함께 집중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정한결 기자 hanj@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