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대동강 술' 거래 제안에 외교부 "제재 저촉 꼼꼼히 따져야"

주류 등 사치품은 유엔 대북 제재 결의 1718호 금지 품목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21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 본부에서 열린 약식 기자회견에서 구상 중인 대북정책 등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외교부 당국자가 21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이 남북 간 물물 교환 형태의 교역 구상을 언급한 데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에) 저촉되지 않도록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인영 후보자는 이날 오전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을 우리의 쌀과 약품과 물건 대 물건으로 교역하는 것부터 시작해 상황과 조건이 개선되면 더 큰 교역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자는 “인도적 영역에서부터 작은 교류 협력을 추진했으면 한다”고도 했다.

김정은이 2014년 5월 28일 룡문 술공장에서 술을 살펴보고 있다. /노동신문 조선일보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 후보자가 언급한 ‘백두산 물’이나 ‘대동강 술’과 관련 “보도에도 나왔지만, 사치품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포함된 것”이라면서 “술이 (사치품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면서 “그런 사안들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니까 관련 당국간 소통도 하고 (유엔) 안보리 관련 메커니즘(운영 체제와 구조)에 대해 소통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이 후보자가 ‘작은 교류 협력’의 사례로 든 ‘인도적 영역’에 대해 한미 워킹그룹이 호의적으로 보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그렇게 간단하게 정리해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목적이 인도주의적이라고 해서 (제재 예외가)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간단히 말할 수 있는 부분은 없을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관련 당국간) 긴밀한 소통이 필요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2017년 11월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호'를 시험 발사하고 있다. 북한은 지구 전역에 대한 핵공격 능력을 확보했다면서, 핵무기의 모든 개발 완성을 선언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이 2017년 11월 ICBM 화성 15호와 함께 있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한 사진. /조선중앙통신

외교부 당국자가 지적했듯, 주류 등 사치품(luxury goods)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1718호에 따라 대북 거래 금지 품목으로 분류된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 1718호는 2016년 북한의 1차 핵실험에 대한 조치이다. 이 결의는 15국의 만장 일치로 통과됐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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