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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단독] '최숙현 폭행' 장윤정, 여전히 선수보호 위원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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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극단적 선택을 한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 최숙현 선수에게 폭행·폭언을 한 혐의로 영구제명 징계를 받은 장윤정 선수가 대한철인3종협회 선수위원회 명단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철인3종협회 선수위원회는 2010년 선수 권익을 보호한다는 목적으로 설치됐다. 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선수 폭력·성폭력 지도자 또는 가해 선수에 대한 조사 기능도 갖고 있다. 그런데 선수 폭행 사건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장 선수가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도 이 위원회 위원직을 계속 맡아온 것이다.

21일 최형두 미래통합당 의원이 대한철인3종협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장 선수는 2018년 1월 협회 선수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된 후 현재까지 명단에 올라 있다. 협회가 지난 2월 사건을 인지하고, 이후 경찰 수사와 대한체육회 조사가 이어졌는데도 장 선수 등의 위원 자격은 그대로 유지됐다.

또 선수위원회는 지난 3년간 한 번도 개최되지 않아 사실상 제 기능을 잃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형두 의원은 “협회가 유명무실한 선수위원회를 운영하고 관리에 소홀한 사이, 선수 권익 보호를 이끌어야 할 위원은 정작 동료 선수 인권을 짓밟고 있었다”며 “회장 권한으로 즉시 위원에서 해촉해야 한다”고 했다.

철인3종협회는 장 선수가 명단에 포함된 것에 대해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협회 관계자는 “장 선수는 영구제명됐으므로 위원 자격이 없는 것이 맞는다”며 “국회에 장 선수 이름을 제외하고 보냈어야 했는데, 실수로 제외하지 못하고 보냈다”고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22일 오전 10시 문체위 회의실에서 최숙현 사건 관련 청문회를 열 예정이다. 철인3종협회의 해명대로라면, 협회는 청문회를 앞두고 국회에 명백한 오류가 있는 자료를 제출한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청문회를 앞두고) 요구받은 자료가 많아 일어난 일”이라고 했다.

장 선수와 함께 영구제명 처분을 받은 김규봉 감독, 자격정지 10년을 받은 김도환 선수에 대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 재심은 오는 29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릴 예정이다. 김 감독과 장 선수는 재심 신청을 하며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고, 김 선수는 징계 기간의 감경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최숙현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김규봉 감독과 장윤정 선수, 김도환 선수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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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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