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영결식] 與, 군 관련 인사들만 영결식 찾아… 野는 김종인·주호영 등 대거 참석
민주당에서는 이날 군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인사들만 백 장군의 마지막 길을 찾았다. 군 장성 출신인 민홍철 국방위원장과, 국방위 여당 간사 황희 의원, 육군 대장 출신 김병주 의원, 부친이 6·25 전쟁 참전용사인 정성호 의원 등 넷이 영결식장을 찾았다. 이해찬 대표 등 지도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국회 예결위원장인 정 의원은 "국방위원장과 예결위원장이 함께 영결식을 찾아 고인에 대해 당이 예의를 갖춘 것"이라며 "(백 장군의) 친일 행적도 사실이지만 6·25 전쟁 때 대한민국을 구하는 큰 공을 세운 것도 맞는다. 최초의 4성 장군으로서 한미 동맹에 기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15일 대전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고(故) 백선엽 장군 안장식에서 헌화한 뒤 단상에서 내려오고 있다. /신현종 기자 |
미래통합당은 백 장군의 영결식에 대거 참석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이종배·김현아·김미애·정원석 비대위원, 박대출·배준영·신원식 의원,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 민경욱 전 의원 등 10여 명이 모습을 보였다. 주 원내대표는 "전쟁 영웅을 이렇게 대접하는 나라는 없다"며 "분단국가에서 목숨을 던져 나라를 지켜낸 전쟁 영웅들을 잘 예우해야 안보 자체가 튼튼해지고 국방에 종사하는 분들도 자부심을 가질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 장군을 동작동 서울현충원에 모시지 못한 점도 유감"이라고 했다.
통합당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전쟁 영웅을 모실 장소로 다투는 대한민국을 보며 김정은은 어떤 생각을 할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난 5일 동안 이 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행태들을 보면서 안타깝다 못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어 "그가 지켜낸 자유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장군을 친일파라고 폄훼하더니 우리 민족을 향해 총을 쏜 사람이 어떻게 현충원에 묻히느냐고 한다"며 "이쯤 되니 누가 전쟁을 일으켰고 누가 누구를 향해 총을 쐈는지 헷갈릴 지경"이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진행된 영결식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박한기 합동참모본부 의장,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 연합사령관 등 70여 명이 참석했다. 백 장군의 장남 남혁씨는 영결식 인사말에서 "평소 아버님께서는 6·25 전쟁 승리는 당시 참전한 모든 전우의 공이었다고 말씀하셨다"며 "이별은 슬프지만 아버님이 그토록 보고 싶어하던 전우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이어 "아버님은 국군을 사랑하셨다. 대한민국을 극진히 사랑하셨다"고 했다.
뒤이어 대전현충원 장군 2묘역에서 열린 안장식에는 서욱 육군총장과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박삼득 보훈처장 등이 참석했다. 해리스 대사는 "백 장군은 그의 조국을 위해 봉사했고, 한미 동맹을 위해 크게 이바지했다"며 "백 장군의 명복을 기원한다"고 했다.
'전사한 전우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백 장군의 유지에 따라 다부동 전투 등 8대 격전지의 흙이 백 장군 유해와 함께 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6·25 전쟁 당시 전투복과 같은 모양의 미군 전투복을 수의로 착용한 고인은 유족들의 눈물 속에 영면했다.
이날 안장지인 대전현충원에는 비가 내렸다. 안장식 내내 내리던 비는 고인의 매장이 끝나자 그쳤다. 안장식 이후에도 백 장군의 묘소에는 대전현충원을 찾은 참배객이 몰렸다. 백 장군 측은 "참배객들이 끊이지 않아 장군의 영현을 안장식이 끝나고도 1시간 넘게 묘소에 놔뒀다"며 "1000여 명의 참배객들이 온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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