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 만트라 읊은 ‘이너 월드’ 뉴에이지 차트 정상에 올라
배경음악과 함께 자비-용기 등 담아… 음악가 제자 끈질긴 설득 끝 제작
달라이 라마의 만트라(티베트 불교 진리의 말) 육성 녹음을 담은 앨범 ‘이너 월드’ 재킷. 공식 홈페이지 캡처 |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85)가 자신의 목소리로 만트라(티베트 불교에서 ‘진리의 말’을 일컬음)를 녹음한 앨범 ‘이너 월드(Inner World)’가 빌보드 차트 1위에 올랐다.
14일(현지 시간) 빌보드 차트에 따르면 ‘이너 월드’는 뉴에이지 앨범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고 월드 앨범 차트에서는 8위에 올랐다.
11개 트랙으로 구성된 이 앨범은 배경음악과 함께 자비, 용기, 치유, 지혜, 정화(淨化), 어린이, 인간애 등을 주제로 한 만트라가 달라이 라마의 육성으로 담겨 있다. 앨범의 3번째 트랙 자비는 달라이 라마의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먼저 공개되기도 했다.
달라이 라마의 85세 생일인 6일 발매된 이 앨범은 그의 제자이자 뉴질랜드 출신 음악가 주넬 쿠닌이 제안해 제작됐다. 평소 달라이 라마의 육성 녹음을 찾아 들으며 스트레스를 해소했다는 쿠닌(36)은 음악이 담긴 그의 육성 콘텐츠가 없다는 것을 알고 직접 만들어보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달라이 라마 측은 처음에는 앨범 제작을 거절했다. 쿠닌은 포기하지 않고 2015년 달라이 라마에게 직접 편지를 써서 다시 부탁했고 이 노력이 받아들여져 이후 5년의 작업 끝에 앨범이 나오게 됐다. 달라이 라마는 “내 인생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위해 봉사하는 것이다. 음악은 내가 닿을 수 없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앨범 제작에 응했다. 평소 달라이 라마는 “음악은 우리의 차이를 초월할 수 있게 해주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음악은 인류의 타고난 본성인 따뜻한 마음을 되돌려준다”며 음악이 가진 긍정적인 에너지에 찬사를 보냈다.
만트라 외에 담긴 수록곡 ‘Ama La’는 인도계 영국인 음악가 아누슈카 샹카르(39)가 인도의 전통 현악기인 시타르로 연주했다. 그의 아버지는 비틀스에게 인도음악을 가르친 전설적 시타르 연주자 라비 샹카르다. 이번 앨범에는 호주 출신의 티베트 불교 비구니인 로비나 컬틴(76)이 각각의 만트라를 해석하고 거기서 얻을 수 있는 가르침을 적은 글 등을 담은 소책자도 들어있다.
이번 앨범 판매 수익금은 달라이 라마와 미국 에머리대가 함께 만든 국제교육프로그램 ‘사회성·감성과 윤리학습프로그램(SEEL)’ 및 명상과학연구기관인 ‘정신과 생활연구소’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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