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8 (토)

청명한 색채에 충만한 빛, 고요해지다 [이 전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권훈칠 개인전 '어느 맑은 아침'


파이낸셜뉴스

여름(1990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그의 붓터치에 신록이 드러난다. 은둔의 화가 권훈칠은 생전에 화려한 이력을 쌓기보다는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었다. 그가 남긴 수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올여름 서울대미술관은 그가 남긴 풍경화에 주목했다.

사람들 사이에 북적이며 뒤섞이기 보다는 화단과 동떨어져 마치 구도자와 같이 고요한 생활을 이어온 그의 그림에는 평온한 구도, 맑은 색채, 섬세한 세필이 어우러진다. 짧은 터치로 잔잔한 호수, 소담한 풀잎, 부서지는 파도를 조심스레 짚어내고 수평선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탁 트인 구도는 청명한 색채와 함께 대기에 충만한 빛을 선연히 드러내는 무대 역할을 한다.

이같은 요소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몰두해온 '빛의 표현'과 '체험의 시각화'라는 회화적 과제에 접근하는 단초를 제공한다.

이번 전시는 콩테로 세밀하게 그린 드로잉부터 풍경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던 이탈리아 유학 시기를 지나 한국 각지의 정경을 담은 말년의 작업으로 나아간다. 올여름 그가 그려낸 맑고 고요한 정경을 바라보며 시끄러운 마음을 차분히 다스릴 수 있을 것이다. 전시는 9월 20일까지.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