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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코로나 집콕하며 와인 배우세요… 美와이너리 '원격 시음' 상품 내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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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3병 보내주고 '화상 행사' 19만원 상품에 소비자들 몰려

조선일보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파밸리에서 시연 중인 화상 와인 시음행사. /덕혼 빈야드


코로나 바이러스가 내파(Napa)밸리를 비롯한 미국 유명 와인 산지들을 덮치자 와이너리들이 디지털로 생존을 꾀하고 있다. '화상 와인 시음' 행사까지 등장했다.

화상 와인 시음은 와이너리가 집으로 와인을 보내주고, 원격으로 시음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다. 유명 와이너리 로버트 몬다비는 와인 3병과 최대 4명이 참석 가능한 45분짜리 원격 시음 행사를 156달러(약 19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내파밸리 와이너리 업계 자체 조사에 따르면 미국에서 자택 격리 명령이 내려진 지난 3~4월 중 64%의 와이너리가 화상 시음 행사를 진행했고, 72%는 격리 조치가 끝난 뒤에도 계속 이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젊은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30년 이상 경력의 와인 양조 책임자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생중계로 '와인 즐기는 법'을 가르치기도 한다. 와인을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것은 기본이다.

케이머스(Caymus) 와이너리 소유주인 척 왜그너는 "매출의 20%는 시음 행사를 비롯한 고객 직접 판매에서 나오고, 25%는 레스토랑 판매인데 코로나 때문에 양쪽 모두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다"고 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지(紙)에 말했다. 현재는 경제 제재가 풀리면서 예약자에 한해, 야외에서 테이블 간격을 넓게 띄워놓는 식으로 시음이 일부 허용된 상태다.

코로나 사태로 대형 와이너리와 중소형 와이너리 간 희비는 엇갈린다. '코로나 집콕족'의 와인 소비가 늘면서 유통점, 온라인 판매를 장악한 대형 와이너리들은 짭짤한 수익을 거두고 있다.

소노마대 조사에 따르면, 미국 와이너리의 97%가 연간 5만 상자(750mL짜리 12병) 미만의 와인을 생산하는 중소 규모다. 워싱턴포스트는 "코로나가 와인 쇼핑 방식을 바꾸면서 레스토랑 판매에 의존해온 일부 독립 와이너리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4월 시장조사업체 bw166은 코로나 여파로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이 올해 42억2000만달러(약 5조원)의 매출 손실을 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실리콘밸리=박순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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