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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서울 영세업자 생존자금, 운수업자가 최다 혜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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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ㆍ소매, 숙박ㆍ음식 자영업자 순
생존자금 가장 많이 쓴 곳은? 47%가 "임대료"
30일 신청 마감... 26일까지 51만 여 명 몰려
한국일보

서울 중구 우리은행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총 140만원을 지원하는 '서울시 자영업자 생존자금' 신청 안내문이 걸려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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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서울시가 영세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추진한 생존자금 지원 혜택을 운수업자들이 가장 많이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2명 중 1명은 생존 자금을 임대료 지급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26일 기준 자영업자 생존자금 수혜자는 41만 7,985명으로, 이중 운수업자들이 7만 9,686명으로 가장 많았다. 수혜자 5명 중 1명은 운수업자로, 서울에 둥지를 튼 영세한 운수 자영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시는 지난해 연 매출 2억원 미만의 자영업자(종사자수 5인 미만)를 대상으로 두 달간 총 140만원을 지급하는 자영업자 생존자금 현금 지원을 지난달 25일부터 해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에 등록된 개인택시 영업자만 4만 9000여명"이라며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화물 배송 등을 하는 운송업자들이 생존자금 신청에 많이 몰렸다"고 말했다. 10년 넘게 서울에서 개인택시를 운영한 최모(61)씨는 "코로나19 전엔 하루에 벌던 돈을 요즘엔 2~3일에 걸쳐 간신히 번다"며 "월수입이 반 토막이 나 생존자금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운수의 뒤를 이어 도ㆍ소매(6만 1,403명)와 숙박ㆍ음식(5만 1,109명) 순으로 수혜자가 많았다.

오는 30일 신청 마감을 앞둔 자영업자 생존자금 신청엔 51만 명이 몰렸다. 적격 심사를 통과해 수혜자로 선정된 41만여 명 중 25만 여명에게 생존자금이 지급됐다.

지원금은 어디에 가장 많이 쓰였을까. 생존자금을 받은 자영업자 2,173명을 대상으로 시가 설문을 한 결과 47%(1,265명)가 지원금을 임대료 지급에 썼다. 나머지 16%(441명)는 재료비 구입에, 10%(283명)는 인건비 지출에 썼다고 응답했다. 시는 심사를 통과한 자영업자들에 이달까지 총 2,800억원을 지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가 하반기까지 지속될 우려가 커지면서 영세 자영업자의 생존 기반 보호를 위해선 보다 장기적인 지원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커피 전문점을 운영하는 조모(50)씨는 "가게가 대학교 근처인데 코로나19로 개강을 하지 않아 손님이 뚝 떨어졌다"며 "생존 자금을 임대료에 보태 급한 불은 껐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 폐업까지 고려해야 할 판"이라고 걱정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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