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자극 안하려 수위조절 나선듯
문 대통령은 지난 25일 기념사에서 '자유민주주의' '투철한 반공정신' 같은 표현을 썼고,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 같은 가사가 있는 '6·25의 노래'를 노병들과 함께 불렀다.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한 강력한 경고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자 청와대가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말이 나온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26일 '단 한 뼘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해 "그 부분 다음에 '누구라도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단호히 대응할 것' '전방위적으로 어떤 도발도 용납 않을 국방력'을 언급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우리 영토와 영해를 침탈할 우려가 있는 1순위는 북한이다. 청와대의 부연 설명은 북한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야당 대표 때부터 대북 유화정책 기조를 바꾼 적은 없다. 그러나 북의 도발이나 안보 문제로 정치적 공격을 당할 때 강경 발언을 자주 했다. 문 대통령은 2017년 4월 대선 후보 때 "한반도에 또다시 참화가 벌어진다면 나부터 총을 들고 나설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이 자멸의 길로 가지 말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자주 했던 2017년 9월에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북에 대한 원유 공급을 중단하는 것이 부득이한 만큼 러시아도 적극 협조해 달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감정에 휩싸여 북한을 막다른 골목으로 몰아세울 필요가 없다"며 말릴 정도였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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