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역대 최대 규모(35조원)의 3차 추가경정예산 중 '직접 일자리 지원'과 '한국판 뉴딜' 사업 예산을 대폭 수정·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한 고용안정 대책과 한국판 뉴딜의 세부 사업들이 부실하거나 효과를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 국민 혈세가 낭비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앞세워 졸속으로 대규모 추경을 편성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수정 논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23일 국회 예산정책처는 제3차 추경 분석 보고서를 통해 정부가 최대 목표 중 하나로 내세운 고용안정 대책에 대해 "지나치게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사업 설계를 보완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경을 통해 공급하려는 직접 일자리 규모가 수요보다 크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정부가 일자리 55만개를 새로 공급하는 직접 일자리 사업은 기존 구직 급여와 직업 훈련 사업, 그리고 지자체 자체 확대분 등을 감안하면 모두 155만명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며 "이는 5월 기준 전체 실업자 수 127만8000명을 초과하는 규모"라고 지적했다. 경기가 좋을 때에도 국내 실업자 수가 100만명 선을 유지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국민 혈세가 과다 투입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어 "이들 사업 중 상당수는 일회성 단기 공공부조 성격에 그치게 될 우려가 있다"고도 했다.
3차 추경의 또 다른 축인 5조1000억원 규모 한국판 뉴딜 사업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새롭고 혁신적인 정책이라는 의미의 뉴딜 사업의 취지를 충분히 살리기 어렵고 사업 효과를 담보하기 어려운 사업이 상당수 편성돼 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보완·수정을 요구했다.
야권에서는 정부가 1·2차 추경도 제대로 집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대규모 3차 추경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매일경제가 추경호 미래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단독 입수한 1차 추경 예산 집행률 현황 자료에 따르면 1차에 이어 3차 추경에 또다시 포함된 사업의 1차 추경 집행률이 평균 5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손일선 기자 / 이희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