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 로빈스 시스코 CEO가 아·태 지역 기자들을 대상으로 영상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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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를 노리는 많은 기업들이 시스코를 찾아와 협업을 논의합니다. 그러나 그중에서 5G 서비스가 소비자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고 보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대부분 5G의 가능성을 기업용 서비스 쪽에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시스코 역시 5G의 가능성이 기업용 솔루션 쪽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척 로빈스 시스코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아시아·태평양 기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인터넷 장비 회사이자 원격솔루션, 보안솔루션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시스코가 5G 쪽에서 어떤 기회를 보고 있는지 묻자 그에 대한 대답이다.
그는 "우리는 5G에 있어서 두 가지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면서 "첫째는 보안솔루션이며, 둘째는 5G를 통한 기업(Enterprise)용 서비스"라고 말했다. 시스코는 5G와 관련해 다양한 장비를 공급하고 있는데, 무선주파수 관련 장비 비즈니스에는 진입할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대신 5G를 연결해줄 수 있는 가능성을 만들기 위한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는 강화해 나가겠다는 비전을 밝힌 것이다.
이는 코로나 이후 어떤 방향으로 인터넷 시장이 발달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시스코 나름의 고민과 결론이다. 로빈스 CEO는 5G라는 초연결을 통해 보안의 중요성이 계속 강조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보안솔루션은 이제 모든 것에 포함돼야만 한다"며 "인터넷이 존재하고 연결이 존재하는 한 보안 시장은 영원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인터넷을 통한 연결이 더 강조됨에 따라 기업 고객들이 더더욱 클라우드 기반으로 이동할 것이고, 그에 따라 클라우드와 기업의 전산망을 연결하기 위한 앱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빈스 CEO는 "최근 '사우전드아이즈'를 인수한 것도 그런 기대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우전드아이즈는 기업의 전산망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구글맵처럼 한눈에 볼 수 있게 해주는 회사로 시스코가 지난 5월 말 인수했다. 인수 당시 시스코 측은 코로나19 때문에 처음으로 협상과 실사 절차를 모두 원격으로 진행했다고 해 화제가 됐다.
실제로 시스코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5G 등으로 초연결 시대가 오는 과정에서 보안솔루션과 자사 '웹엑스' 같은 영상회의 솔루션의 사용 가능성이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신제품들을 이날 출시했다.
먼저 시스코는 '시큐어X'라는 보안솔루션을 새롭게 내놓았다. 오는 30일 출시되는 이 제품은 클라우드 기반의 보안 플랫폼으로 기업 내 방대한 네트워크에 침입해 오는 다양한 보안 위협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고 시스코는 설명했다.
한편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실리콘밸리 여러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시스코는 '당분간 하이브리드 형태로 간다'는 뜻을 이날 전했다. 어빙 탄 시스코 COO는 "코로나19 이전에 시스코 직원 중 63% 정도가 매주 회사로 나오고 있었고 그 밖에는 재택근무를 병행하고 있었다"며 "이미 시스코는 원격근무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각자 업무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따라 원격근무 여부가 갈릴 것이며, 가족처럼 서로 어울리는 문화적 측면도 고려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빈스 CEO는 "직원들 대부분이 원격근무가 가능하지만 오피스에 나와야만 하는 이들도 있고, 중간 성격을 지닌 이들도 있다"며 "이들이 섞인 하이브리드 모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편 최근 다양성 문제가 미국에서 불거지고 있는 데 대해 로빈스 CEO는 단순히 말로만 선언되는 기계적 기회균등이 아니라 다양한 이들이 회사로 들어오면 비즈니스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13~15년 전에는 사람들이 기업 내에 왜 다양성이 필요한지에 대해 잘 몰랐다"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자 다양성이 왜 비즈니스에 가치를 주는지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시스코의 리더십 팀은 남성과 여성이 1대1로 섞여 있다"며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해보고 경험해보면 확실하게 깨닫는다. 왜 다양성이 중요한지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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