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인천국제공항에 멈춰선 이스타항공 여객기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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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250억원 안팎의 체불임금 책임 소재를 떠밀며 매각 협상에 진척을 내지 못하던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이 딜 클로징(종료) 시한인 이달 29일이 코앞인데도 곳곳에서 대립하고 있다. 코로나19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양쪽의 이견과 불신이 커 이대로는 매각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지는 모양새다. 18일 항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이스타항공은 지난 11일자로 이달 26일에 임시주주총회 소집을 통지했다. 주요 의안은 ‘제주항공이 지명하는 자’를 후보자로 신규 이사 3명과 감사 1명을 선임하는 안이다. 지난 3월 양쪽이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인수 완료 이전에 제주항공이 이사와 감사를 후보자를 지명해 이스타항공이 주총을 여는 것으로 돼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에 제주항공 쪽이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더라도 주총 개최라는 의무사항을 이행해 거래 상대방에게 꼬투리 잡지 않겠다는 것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주총 소집에 “딜 클로징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인 주총 개최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놓으며, 이스타항공이 사실상 ‘압박카드’로 주총 개최를 강행하려는 것으로 이해했다.
여기에 새롭게 이스타항공의 타이 법인 타이이스타젯 문제도 떠올랐다. 이스타항공은 항공기 리스사와 타이이스타젯이 리스한 항공기에 대한 지급보증을 체결한 바 있다. 타이이스타젯이 임대한 항공기를 계약 기간만큼 쓰지 못하면 남은 기간 이를 이스타항공이 이어 받는다는 계약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이 계약 해소를 인수에 앞선 선행요건으로 요구했는데, 아직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계약 문제는 거의 해소가 된 단계다”라고 설명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딜 클로징 시한도 얼마 남지 않은 가운데 양쪽이 곳곳에서 대립하자 계약 성사 자체가 불투명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주항공은 공식적으로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의지가 있다”고 강조하지만, 이달 안에 딜이 마무리되지 않는다면 이스타항공은 더는 버틸 자금이 없어 파산할 가능성이 크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터 직원들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리스료와 통신비 등도 밀린 상태다. 제주항공이 돈을 집어넣지 않으면 현재 국내·국제선 전 노선을 ‘셧다운’(운항 중지)된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비행기를 띄울 여력도 없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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