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주택시장이 마이너스를 벗어던지고 상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정부가 이를 진압하기 위한 조기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 등 재정확대로 유동성이 풍부해진 가운데 강남 부동산 시장이 꿈틀대면서 정부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책이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는 장작 역할을 하게 된 까닭이다.
결국 시장 예상보다 조기에 집값 하락세가 멈추고 이상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오는 17일 21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놓는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5개월 만에 마이너스 벗은 강남3구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6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2% 올라 전주보다 상승폭을 확대했다. 서울 집값도 보합권에서 0.0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강남3구 집값이 마이너스에서 벗어나며 수도권 집값 상승을 주도했다. 강남구는 –0.03%에서 0.02%로, 서초구(-0.04%→0)와 송파구(-0.03%→0.05%)도 하락세를 마무리했다.
강남 일대 집값은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대책에 포함된 강력한 대출규제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올 초부터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보유세 부담을 덜기 위해 일부 집주인들이 가격을 낮춘 급매물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동시에 강남 진입이 어려워지자 그 동안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폭이 적었던 강북 지역과 경기 일부 지역으로 유동성이 이동했다. 이로 인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은 소폭의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3월 이후부터는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지역 확대(2월)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내수경제가 위축되면서 주택 매수심리 역시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서울 집값은 3월 말부터 하락세로 전환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그러던 것이 보유세 부과 기준인 6월을 기점으로 방향을 바꾸고 있다. 강남권 급매물이 사라지면서 이 지역 집값이 하락세를 멈췄고, 상대적으로 집값이 저렴한 수도권 외곽 지역은 집값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전체적인 집값 방향이 우상향하고 있는 상태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12.16 대책 이후 강남에서 출현한 급매물 등의 영향으로 집값이 떨어졌지만, 보유세 부과 기준일이 지났고 그 전에 처분하려던 급매물이 사라져 집값 하락 요인도 없는 상황"이라며 "반대로 규제지역에 진입하지 못한 유동자금은 가격이 저렴한 비 강남권이나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이동해 지역별로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 너무 빨리 끝난 코로나 여파, 추가 대책 불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었던 지난 3월만 해도 수도권 집값의 장기간 하향 안정화가 시작됐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최근 3~4년 동안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며 피로감이 쌓였고, 12.16 대책으로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과 동시에 대출 규제도 더욱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예상치 못했던 코로나19 사태로 실수요자들의 주택 매수 심리와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구매여력도 악화, 주택 경기 사이클을 감안했을 때 집값이 떨어지는 시기가 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실제 서울 집값은 3월 말부터 약 두달간 하락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이같은 흐름을 오래 지속하지 못했다. 여전히 시장에 유동성은 풍부했고, 규제로 옥죈 지역을 피해 규제에서 자유로운 수도권 외곽지역을 찾아다니고 있었던 까닭이다.
특히 코로나19로 침체된 내수와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 등을 단행했던 것이 주택시장에선 군불을 떼는 역할을 했다.
김규정 연구위원은 "집값이 비싼 강남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출규제와 보유세 증가 등의 영향으로 올해 집값은 추가 상승 여력이 없었던 게 사실"이라며 "코로나19로 금리가 인하되면서 유동성이 확대됐고, 이로 인해 투자심리가 자극받게 된 것이 예상보다 빨리 집값 하락세를 멈추게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기간 조정에 그쳤던 집값이 다시 오를 조짐을 보이고, 풍부한 유동성이 주택시장을 향하려하자 정부도 움직이기 시작한 상황이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